그리고 "이것"이 필요한 세 가지 이유
Q. "이것"은 무엇일까요?
1. 좋은 기획자는 "이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2. 기획의 근거와 성과가 모두 "이것"에 있습니다.
3. 기획의 구조도 "이것"을 기반으로 합니다.
네, 맞습니다.
"이것"은 데이터입니다.
좋은 기획자는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며, 데이터를 설득력 있게 분석합니다. 기획의 근거와 성과가 모두 데이터에 있기 때문이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기획의 구조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글은 "서비스 기획자에게 데이터가 중요한 3가지 이유"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지금까지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했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선 "데이터 분석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KIBANA 등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 드릴게요.
서비스 기획자에게 데이터가 중요한
3가지 이유
데이터에는 힘이 있습니다. 기획자가 데이터로 말하는 방법에 익숙해질수록 사람들이 기획자의 말을 믿고 따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VOD 예고편 우측 상단에 있는 개봉일자 자막을 지우고 싶어요."와 "영화의 본편 시청건수 대비 예고편 시청건수가 41%이기 때문에 개봉일자 자막을 지워야 합니다."는 다릅니다. 후자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죠.
특히, UX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부서와는 정성적인 지표보다 정량적인 지표 즉, 데이터로 협의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데이터가 더 객관적으로 통용되는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정성적인 분석 방법인 인터뷰로 예를 들자면, 인터뷰이가 "이 A' 기능 너무 좋아요, 잘 쓸 것 같아요"라고 말하더라도 실제로 A' 기능을 출시했을 때 그전에 비해 더 나은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 20%의 사용자를 샘플링하여 10%는 A' 기능, 10%는 기존의 A 기능을 적용하고 A와 A'의 사용량을 비교한 값은 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입니다.
기획자가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해선 데이터를 알아야 합니다. T자형 인재란, 직무의 전문성과 다른 분야에 대한 넓은 지식을 동시에 지닌 사람을 뜻합니다. T자형 인재는 면접왕 이형님 영상에서 처음 알게 된 표현인데, 기획자의 전문성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개념이어서 가져왔습니다.
기획자에게는 "다른 분야에 대한 넓은 이해(가로축)"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획자의 일은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정리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IT 기획자가 알아야 하는 분야는 대표적으로, “디자인”, “개발”, “데이터 분석”, “UX”, “사업”이 있습니다. 역량 있는 기획자는 여러 분야를 이해하여,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기획합니다.
효율적인 기획이란 정확하고 빠른 기획입니다. 정확한 기획을 하려면 직관보다는 데이터에 기대야 하죠. 따라서 기획의 효율성은 데이터를 추출하고 정리하는 속도에 달려있습니다.
개발자에게 데이터 추출을 요청하더라도, 그냥 "A 기능에 대한 데이터를 뽑아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정확한 테이블과 컬럼명을 요청하는 건 다릅니다. 전자의 경우, 내가 요구한 내용과 개발자가 이해한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서로 이해한 내용이 달라 추출한 파일에 원하는 데이터가 누락된 경우, 업무가 지연되는 불상사가 발생하죠.
정리하자면, 능력 있는 기획자는 현재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찾고 정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메타 데이터는 다른 데이터를 설명해 주는 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사용하는 메타 데이터는 VOD 콘텐츠에 대한 제목, 개봉일자, 감독명, 배우명 등이 있습니다.
기획을 시작할 때 메타 데이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DB의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기획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는 개발자에게 "이 기능을 만들고 싶은데, 어떤 DB의 어떤 테이블, 그리고 어떤 컬럼의 데이터를 써달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에 쉽게 잘 설명되어 있는 부분을 가져왔습니다.
서버에서는 각 요청에 맞는 기능을 만듭니다. 각 기능들은 대부분 데이터베이스를 거쳐야 하죠. 회원가입을 처리하려면 DB에 회원 정보를 만들어야 합니다. 로그인 처리를 하려면 DB에 해당 ID가 있는지 확인하고, PW는 맞는지 확인해야 하죠. 상품 목록이나 고객 목록을 주려면, DB에서 해당 목록을 꺼내와야 합니다.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 최원영, 218p)
서비스 기획자가 DB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ERD, 테이블 정의서, 컬럼 정의서와 UI를 매칭해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ERD(Entity-Relationship Diagram)는 개체-관계 다이어그램으로, DB의 테이블 간 관계를 나타낸 구조도입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하나의 둥둥 떠다니는 사각형이 테이블이고, 그 안에 있는 행들이 컬럼입니다. 테이블 별로, 컬럼 별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테이블 정의서와 컬럼 정의서를 참고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래 이미지는 버스 탑승 DB의 ERD입니다. 버스 탑승객이 구매한 ticket ID를 넣으면 해당 ticket의 사용기한을 알려주는 앱을 기획한다고 해볼게요. 기획자가 ERD를 알고 있다면, 사용자가 ticket ID를 입력하면 Transaction 테이블에 있는 ticket ID 컬럼의 데이터와 비교하고, 입력한 값이 DB에 있다면 TicketType 테이블에 있는 Duration 값을 가져와서 UI에 노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로그 데이터란 사용자의 PV(Page View)와 UV(Unique Visitor)등, 어떤 서비스/기능을 사용자가 얼마나 사용했는지에 관한 데이터입니다. 로그를 모아서 통계를 내거나 트렌드를 분석하면, 서비스가 잘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서비스의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더 잘 다루기 위한 노력
마지막으로, DB와 데이터를 이해하기 위한 저의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을 간단하게 공유해볼게요.
1. 한 것: 파이썬 & SQL 공부하기
데이터를 이해하고, 추출하고, 분석하기 위해 코세라 강의를 들었습니다.
DB 이해와 데이터 추출: Databases and SQL for Data Science with Python
데이터 분석: Python for Data Science, AI & Development
2. 앞으로 할 것
데이터와 DB에 관한 이해도는 높아졌지만, 배운 것을 아직 현업에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고,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래 두 가지를 올해 안에 수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DB 접속해서 원하는 데이터를 SQL로 정리해서 추출하기
엑셀이 아니라 Python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기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 글에서는 키바나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