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갈구하는 인정

책 & 영화 <고백>

by 지인


I. 책과 영화 소개




오늘 여러분과 이야기하고 싶은 책, 그리고 영화는 바로 미나토 가나에 작가와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인 <고백>입니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한 중학교 여교사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4살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13살 아이들과, 그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출간 즉시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소년법과 사형제도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다루고 싶은 주제는 인정과 복수입니다.




타인에게 받고 싶은 인정,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복수.




내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니까 타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II. 작가 감독 소개




미나토 가나에는 1973년생이고,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다가 1년 반만에 퇴사하고 남태평양 오지 통가로 2년간 봉사활동을 한 후 귀국해 고등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서른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미나토 가나에는 시, 방송 대본,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집필을 시작해 2005년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라디오 드라마 대상,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정식 작가로 데뷔합니다. 오늘 다룰 책 <고백>은 출간 1년만에 누적 판매부수 70만부라는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입니다. 2008년에 일본과 우리나라에 출간되었습니다.




영화 <고백>의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는 1959년생입니다. 영화 감독 이전에 CF 감독으로서의 경력이 화려하기 때문에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평이 나 있습니다. 2010년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고백>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고, 연출 뿐만 아니라 직접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11년에 개봉했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았지만 잔인성이나 성적이나 폭력성때문이 아니라, 주제성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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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책 소개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자 다른 다섯명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1장은 성직자 - 모리구치 유코 - 중학교 교사

2장은 순교자 - 기타하라 미즈키 - 반장

3장은 자애자 - 나오키의 누나

4장은 구도자 - 나오키

5장은 신봉자 - 슈야

6장은 전도자 - 모리구치 유코



1장 성직자.

모리구치 유코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성직자란 종교적 직분을 맡은 교역자를 말합니다.


한 중학교의 종업식 날. 8년차 교사인 모리구치 유코가 사직을 선언하며 학생들에게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말을 합니다. 싱글맘으로 마나미라는 4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하며 사실은 결혼하려고 했던 마나미의 아빠가 HIV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이후 아이에게 미칠 악영향을 염려해 고민 끝에 이 둘은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하죠. 마나미가 죽게 된 발단은 학교에 데려왔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유아원을 마치면 맡기는 집이 있었는데 이 날은 그 분이 입원을 하시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학교에 데리고 오게 되죠. 그런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가 사라진 거에요. 그리고 수영장에서 죽은 체 발견됩니다. 처음에는 단순 사고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 반의 두 학생의 범행인 것을 알게 되었다는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이 두 학생을 A와 B로 지칭하며 신고를 하려 했다고 유코는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 일본 소년법 대상 연령이 16살에서 14세로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이 두 학생은 13세라 처벌을 받지 않으니, 신고는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A와 B로 지칭하는 두 학생에 대해서 이 둘이 어떻게 자신의 딸을 죽였는지 설명합니다. 그래서 끝끝내 이름을 밝히지는 않지만 누가 들어도 범인 A는 슈야, 그리고 범인 B는 나오키라는 것을 반 아이들이 알게 합니다.


A군, 그러니까 슈야는 우등생입니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죠. 학습생들 말로는 '처형 머신'이라는 것을 만들어 동물을 실험하고 홈페이지에 리를 올린다고 합니다. 그 기기들 중 하나로 어느 날 전기가 흐르는 지갑을 만들어 교사인 유코 자신에게 실험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이 지갑은 위험하다는 평을 했던 자신에게 불만을 품었던 슈야에 대해 말하죠. 그리고 후에 이를 개량해 공모전에 출품하고,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일화도 덧붙혀요.


그 다음에는 B군에 대해서 말합니다. B군, 그러니까 나오키는 열등생입니다. 중학교에 오기 전까지는 공부도 잘하고 테니스도 곧잘 했지만 이 곳에 와서는 성적도 생각대로 오르지 않고 힘들게 들어간 테니스부에서는 무시를 당하기 일숩니다.


어느 날 A군과 B군이 결탁을 합니다. 그리고 수영장에 홀로 있는 4살 여자아이 마나미에게 접근해 전기를 흐르는 지갑을 건네주며 아이를 기절시킵니다. 그리고 이를 보고 A군 슈야는 기뻐하고, B군 나오키는 놀라 당황하죠. 그래서 아직 살아 있는 아이를 수영장에 던져 익사시킵니다.


끝으로 유코는 이렇게 말합니다. 딸은 죽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신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오늘 종업식날 범인 A 슈야, 그리고 범인 B 나오키가 마시는 우유에 남편의 HIV 피를 넣었습니다.


라고 1장이 끝납니다.



2장은 순교자.

이 학년의 반장인 여학생 기타하라 미즈키의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순교자란 모든 압박과 박해를 물리치고 자신이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을 말합니다.


1장의 유코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제 반 아이들은 모두 2학년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유코가 자주 읽던 문예지를 떠올리며 유코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문예지 신인상 공모전에 쓰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날의 사건 이후 2학년이 되고, 1학년의 아이들은 그대로 같은 반을 유지한채 2학년이 되었습니다. 슈야는 계속 등교하지만 나오키는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해 새로운 담임이자 초임인 선생님은 선입견을 갖고 싶지 않아 이전 담임이 쓴 조사서를 읽지 않았다며 나오키가 등교하지 않는 이유를 단순 왕따 사건으로 치부합니다.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 아이들은 모두 1학년 종업식 날 "오늘 이 반에서 있었단 일을 외부로 흘리는 사람은 범인 C로 간주하겠다"라는 단체문자를 받은 탓에 모두 함구합니다. 그리고 '제재 포인트'라는 말을 만들어 등교하는 슈야를 포인트를 쌓는다는 말로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미즈키는 함께 슈야를 괴롭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이 아이들의 괴롭힘 대상이 되고, 이에 대해 슈야와 이야기하다 둘은 연인이 됩니다. 그리고 열혈 담임때문에 계속해서 같이 나오키의 집을 가정방문하게 되죠.


담임에 대한 미즈키의 생각은 매우 부정적입니다. 왜냐하면, 미즈키의 눈에 담임은 진정 해당 학생이 걱정되서가 아니라 좋은 선생이라는 자아도취적인 생각으로 등교거부 학생 집을 방문한다는 뿌듯함에 둘러쌓여 있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미즈키 생각에 진정 학생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저돌적으로 찾아가 공격적으로 왜 학교에 오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 아닌, 조용히 나오키의 말에 귀 기울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오키가 후에 어머니를 살해한 뉴스를 접했을 때 분명 나오키의 정신 상태를 그처럼 극단적으로 몰고 간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담임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글 끝에 이렇게 씁니다. 그동안 자살을 하기 위해 모아 놓았던 약들이 있는데 이 모든 걸 담임을 죽이기 위해 쓰겠다고. 그리고 현재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반 아이들이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유코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하다며 한 찹터가 끝납니다.




3장은 자애자.

나오키의 어머니의 생각을 나오키의 누나가 어머니의 일기를 읽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자애자는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1학년 종업식 이후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아들 나오키에 대한 글로 시작하는 이번 장은 등교를 거부하는 나오키의 상황을 가족 중 오직 엄마만이 알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불안으로 시작합니다. 겉으로는 평범하고 화목해 보이는 이 가족에게는 사실 근본적인 대화의 부재가 존재하는 집입니다.


지나치게 많이 씻거나 그렇지 않은, 폭식을 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반복되는 나오키의 결병증 증세에 대해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집에 문제가 있는데, 자신의 아이는 그럴리가 없다며 계속해서 유코 선생에게 들었던 말을 거부하고, 새로 부임한 담임이 반장과 함께 찾아오는 일에 불쾌감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오키로부터 유코의 말이 맞으며, 사실은 아이가 자신 앞에서 눈을 떴는데 수영장에 던져 익사시켰다는 고백을 듣게 됩니다. 이 고백을 듣고 나오키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더이상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나오키를 죽이고 본인도 죽을 결심을 하는 것으로 일기는 끝납니다.


이 일기를 다 읽은 나오키의 누나는 이후 어머니를 죽인 동생을 생각하며 과연 아버지는 정말 지난 몇 달간 이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아무것도 몰랐을까, 내가 조금이라도 일찍 왔다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일기를 증거로 동생의 무죄를, 남아 있는 가족 모두를 위해 증명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으로 3장, 자애자가 끝납니다.



4장은 구도자. 나오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구도자란 깨달음을 구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4장은 나오키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지난 날들을 복기하는 방식으로 시작됩니다. 중학교 입학 후 성적도 생각처럼 오르지 않고, 곧잘 하던 운동이라 중학교에도 들어간 테니스부에서는 무시를 당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오키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착하기만 하다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굴욕감을 느낍니다.


그러던 와중 우등생인 슈야가 자신을 특별하다고 말해주자 쓸모있는 사람이 마침내 되었다는 생각에 신이 나 슈야를 쫓아다닙니다. 그리고 유코 선생의 아이에게 전기를 흐르는 물건으로 장난을 치자는 슈야의 계획에도 동조합니다. 이후 아이가 죽고 기사에 슈야의 발명품이 아닌 아이의 익사만이 강조되어 나가자 슈야를 화를 내며 나오키에게 "처음부터 친구라 생각하지 않았다 너는 실패작"이라는 소리를 듣고 좌절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마시던 우유에 HIV 감염 피가 들어갔으니 자신은 분명 에이즈에 걸렸을 거라 철썩같이 믿으며 학교에 가기를 거부하죠.


매일같이 찾아오는 새로운 담임과 반장의 가정 방문에 극도의 분노와 경계심을 느끼며 슈야도 자신처럼 학교 가기를 두려워하지 않을까,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에 불안해하지 않을까 궁금해하지만, 슈야는 정반대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분노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이제 다시 세상에 나갈 생각을 합니다. 경찰서에 가서 다 털어놓고, 받을 벌은 받고, 학교에 다시 나가 슈야를 비웃으며 자신도 다시 열심히 살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밖에서 식칼을 들고 있는 엄마를 보게 됩니다. 나오키는 더이상 예전의 착한 나오키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엄마를 보며, 제대로 키워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실패해서 미안하구나 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자신은 다시 한번 실패작이라는 생각에 좌절합니다. 그리고 실랑이 끝에 엄마를 죽이게 되죠.



5장은 신봉자. 슈야의 시야로 되어 있습니다.

신봉자란 어떤 사상이나 학설 등을 무조건적으로 믿는 사람을 뜻합니다.


슈야의 시점은 자신을 버린 엄마가 자신을 떠올리기를 바라며 이 모든 것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슈야는 화학자로 박사 공부 중이던 엄마가 우연히 어떤 사고를 당하며 시골 전파상을 하는 아버지와 만나 결혼하여 태어난 아이입니다. 어머니는 계속해서 자신의 결혼을 후회하며 너만 없었다면, 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슈야를 학대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슈야의 아버지는 이혼을 하고, 어머니는 폭력 속에서도 중간중간 자신의 과학 지식을 슈야에게 알려주며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떠납니다. 그리고 슈야는 아버지의 재혼 속에서 떠난 어머니의 연락을 기다리지만 연락은 단 한번도 오지 않습니다.


이후 어머니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자신이 어머니처럼 과학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도내 경시대회에 나가 상도 타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신문을 크게 장식하고 싶다는 생각에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았던 담임의 아이를 자신의 발명품으로 놀래켜줄 계획을 합니다. 하지만 나오키의 소심함으로 아이는 죽고, 자신의 이름은 신문에 등장하지 않자 분노하며 어머니가 일한다는 대학에 직접 찾아가죠. 그 곳에서 어머니는 만나지 못하고 대신 행복하게 재혼하여 임신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학교 종업식날 터뜨릴 폭탄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폭탄 스위치를 연결해 종업식날 학교 전체를 날려버려 어머니에게 내가 이처럼 똑똑한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렇게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폭탄은 터지지 않습니다. 대신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5장이 끝납니다.


마지막 6장.

6장의 제목은 전도자입니다. 그리고 1장과 같은 유코 선생님의 시점으로 시작합니다.

전도자란 종교에서 믿지 않는 사람에게 신앙을 갖도록 권유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폭탄 스위치를 누른 슈야에게 전화한 사람은 유코였습니다.

유코는 여기서 자신이 왜 1학년 종업식 때 아이들 앞에서 슈야와 나오키의 이야기를 했는지 말합니다. 어차피 소년법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두 살인자에게, 가장 잔인한 것은 같은 반 동급생의 반응일 것이라 생각했다면서요. 어차피 HIV 감염 피를 우유에 넣는다고 해서 바로 에이즈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나오키가 그랬듯 극도의 불안감을 주고 싶었고, 애초 아이의 아빠가 자신의 계획을 알아내 피를 숨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줍니다.


어머니를 결국 살해한 나오키의 경우 자신의 복수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이후 슈야를 관찰했다는 유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그저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알량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분노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이 모든 것이 어머니 탓이라고 생각한다면 엄마를 죽이세요". 그리고 슈야가 설치한 학교의 폭탄은 슈야 어머니의 연구실에 설치했다며 부디 슈야가 그 폭탄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떨고 있는 슈야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납니다.


"어떤가요 와타나베 군. 이것이 진정한 복수이자 와타나베 군의 갱생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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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영화 소개


영화는 시종일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어둡고 푸르스름한 공간을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책과 결을 같이 가지만 책과 크게 2가지 다르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런 감독의 해석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누군가 책과 영화, 둘 중에 하나를 물어본다면 책을 추천합니다.


그 첫번째 차이는 바로 범인 B인 나오키의 심리 상태가 상당 부분 배제되었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는 나오키의 엄마가 우리 나오키는 이제 나오키가 아니야, 라며 아이를 죽이러 부엌 칼을 들고 나오키를 부르며 나오키 방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장면은 나오키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과, 피범벅으로 쓰러져있는 나오키 어머니의 모습이죠. 영화에서는 마치 나오키가 마침내 정신이 무너져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듯이 묘사됩니다.


하지만 책에서도 잘 나와 있듯이, 나오키는 이때 자신의 방에서 이제는 다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학교에도 나가고, 죄값도 받을 건 받고, 친구들도 공부도 잘 할 생각을 하죠. 그래서 엄마가 자신을 부르자 바로 방문을 열었는데 식칼을 들고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를 보고 당황하죠. 자신을 죽이려는 엄마에게 죽고 싶지 않다며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이때 사고로 나오키의 엄마가 죽게 됩니다. 그래서 책에서 나오는 3장, 자애자에서 나오키의 누나가 나오키 어머니의 일기를 읽으며 본인의 생각을 말할 때, 동생의 무죄를 주장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겁니다.


두번째 큰 차이는 결말입니다.


책에서는 슈야, 즉 범인 A의 어머니는 슈야를 잊은 것으로 나옵니다. 슈야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마주쳤던 사람은 어머니의 새 남편인 것으로 나오죠. 그리고 폭탄이 분명 터진 것으로 결말이 납니다. 이에 비해 영화에서는 매우 길게,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폭탄이 터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 폭탄이 터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애매하게 결말을 맺습니다. 장난이라고 말하는 교사 유코의 말과,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맑은 하늘이 더더욱 이런 모습을 대비시키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 속의 슈야 어머니는 아들을 늘 생각했던 것으로 나옵니다. 아들을 보고 싶어했던 것으로 묘사되요.


이런 식으로 슈야 어머니의 심리를 바꾼 감독의 의도는 아마도 이렇게 바꾸면 슈야와 관객들에게 더 큰 공허함을 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나를 잊은 줄 알아서 이 모든 일을 저질렀는데, 알고보니 나만큼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니. 나의 그 모든 노력과 애절함과 분노와 슬픔은 다 쓸모없는 것이 되었구나, 하고요.


그러나 저는 책의 스토리 라인이 더 좋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나를 사랑하라고 태어난 거라 생각한 혈연이 나를 방치하고 오히려 그 존재를 부정할 때, 한 사람이 느끼게 되는 분노와 슬픔은 슈야가 저지르는 이 모든 살인과 폭력을 독자로서 조금은 이해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들게 해서요.



V. 타인의 인정과 복수에 대하여


슈야의 글 중, 제 눈에 들어왔던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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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읽고 나서 떠오른 일이 있습니다. 바로 제 중학교 때의 일.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결코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일이, 이 작품을 통해 용서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아버지 직업때문에 전학을 자주 다녔습니다. 전학은 익숙한 것이라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에게 적응하는 일이 저에게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간 학교는 조금 달랐어요.


전학 이틀째날, 저는 제가 하지 않은 말과 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말을 동급생에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 한 학기동안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덕분에 늘 도서관에서 살며 수많은 책을 읽고 각종 글쓰기 상을 받는 행복을 누렸지만, 괴롭힘의 강도가 꽤 강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알렸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기에는 자존심이 쎈 아이였고, 제가 이 상황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애초 하지도 않은 말과 하지 않은 행동으로 시작한 일이였으니 해결책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묵묵히 공부만 하고, 책만 읽고 글을 쓰는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저에게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뒤집어 씌운 동급생에 대한 이야기는 후에 성인이 되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갔던 당시의 동창 모임에서 들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담임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의 아버지가 어머니와 그 아이가 보는 앞에서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도 슈야와 나오키와 같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가장 잘 인지하고 보듬어주고 리드해주어야 할 부모라는 존재가 없었을테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 아이의 분풀이자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고 그 누구의 편도 없는 가장 연약하고 만만한 전학생에게 그 아이는 분노를 표출한 거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몇 십년이나 지난 지금, 저는 그 아이의 이해할 수 없고 지금도 용서는 되지 않는 그 많은 행동들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 관심을 받기 위해 몸부림쳤을 그 아이가 슈야와 나오키를 통해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과 관심이, 인정이 부정되었을 때, 그 모든 노력이

무위가 되었을 때, 좌절 속에서 나오는 것은 결국 분노와 세상을 향한 복수겠지요.


과거를 조금 더 놓아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저에게 책, 그리고 영화 <고백>은 충분히 값진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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