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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09. 2023

11. 느낌

직관 2

1.

끌어당김의 법칙, 내지 우주의 법칙을 또한번 믿을 수 밖에 없는 일이 어제 3가지나 일어났다. 이래서 자꾸 여길 무조건 가야한다는 느낌이 온 거군, 싶었다. (참고로 나는 종교가 없고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



2.

지난 일주일 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다.



봄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는데, 모두 쳐 내버렸다. 물론 예의있게,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해서, 그러나 내 생각도 분명히 전달하면서. 모두 부정적이고 불평불만 많고 내가 경멸하는 언행을 했던 사람들이어서 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기분 좋았는데, 동시에 잊고 있었던 지난 일들이 떠올라 요며칠 가라앉아 있었다. '우월한 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 떨어진다.



문제는 그 중에 그렇게까지 대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도 타이밍때문에 섞여 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상처받은 게 느껴졌다. 그리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나도 상처받고 말았다. 얼굴을 볼 때마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는 게 느껴질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아니 더더욱 미안하다. ...타이밍 탓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금 타이밍이 이러이러해서 이랬습니다, 라고 설명할 수도 없다. 그래서 얼굴을 볼 때마다 - 그 사람은 모르겠지만 - 꼭 인사하고 최대한 많이 웃으려고 한다. 좋은 사람에게 상처 입히면 나도 상처 받는다.




3.

그래서 더더욱 어제의 러닝 이벤트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무언가 - 여길 무조건 가야 한다고 하는 느낌이 드는 건 아닌가. 게다가 이런 느낌은 자주 오 않는다. 지난 수십년간 이 느낌을 그냥 무시했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아니 더더욱. 그래서 갔다.




4.

3가지 중 2가지만 말할 수 있는데,


하나. 사려고 했던 프로틴 912g 두 통 받음


지난 며칠간(!) 프로틴을 검색하고 있었다. 처음 사보는 거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묻고 묻고 검색 검색하다가 결국 그냥 동아마라톤 접수 때 패키지로 같이 온 프로틴을 사야 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어제 이 브랜드의 프로틴을, 그것도 912g 대용량을 2통이나 그냥 받았다. 참고로 나는 이 브랜드 이름도 몰랐고(미국 유명 유기농 프로틴 브랜드라고 한다) 어제 행사에 이 브랜드가 오는지도 몰랐다.



둘. 러닝 크루에서 대화하고 싶었던 분(여자) 만남


간혹 그런 느낌 있지 않나, 오 이 사람이랑 말해보고 싶은데. 특히 나는 평소 말해보고 싶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이런 느낌이 올 때 무조건 꽉. 잡는다. 그런데 어제 그 여자 분도 오셔서 대화를 나눴는데 - 아 역시! 너무 너무 기분 좋았어! 더 이야기하고 싶었어!!!! 그리고 처음 만난 다른 여자 두 분도 너무너무 좋았어!!!!! 지난 일주일간의 그 더러운 기분이 다 사라질 정도로 좋은 기운이 가득한 분들을 만나 신나 신나 돌아갔다.



셋.


이 일까지 포함해서 왜 어제 꼭 가야 한다는, 그 흔치 않은 느낌이 온건지 알았다. 흐음. 이 사람때문이었구나. 그래서 나보고 무조건 가라고 한거구먼? 예상했던 몇 가지는 역시나 맞았다. 몰랐던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몰랐던 이야기들은 모두 내 공부와 경험이 부족해서 몰랐던 분야였다. ...그럼 예상했던 나머지 일들도 다 맞을거란 얘긴가?


얇은 뇌막같은 오해가 있는데 이게 앞으로도 이 사람과 계속 있을지 사라질지는 모르겠다.


아 뭐.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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