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핍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오랜만에 봐서 지난 몇 달간 유심히 관찰했는데 역시나, 이 사람도 결핍이 있었다. 그런데 좀 의외였다.
2.
외모는 소개팅 나가서 여자에게 먼저 애프터를 받을 사람으로 보이고 직업도 한국 사회에서 부러워하는 외국계고 돈도 있어보이고 친구도 가족도 모든 인간관계도 다 좋아보인다. 보좌심이 강하지만 그 안에 리더십이 느껴지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애정받는다. 약속을 잘 지키고 늦거나 결석하는 일이 없다. 모임 안에서 정치질이나 험담을 하지 않고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면 외교관처럼 우회할 줄도 안다. 유머 감각도 좋다.
대체 이 사람의 결핍은 뭘까.
3.
오늘을 포함하여 지난 몇 달간 지켜 본 결과 이 사람의 결핍은 바로- "나는 모든 사람들을 다 알아"였다.
의외였다.
사랑(명예)욕인가 권력욕인가 통제욕인가 고민해봤는데, 일단 통제욕은 아니었다. 이 사람에게서 타인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려는 그 무엇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그게 느껴졌다면 건강하지 않고 위험한 사람이라고 판단해 바로 멀리했을 것이다.
그럼 뭐지.
굳이 명시화하자면... 사랑(명예)욕과 권력욕이겠지.
4.
왜 자신은 항상 누굴 알고 누굴 알고 누굴 안다고 말하는거지?
나같으면 절대 말 안한다. 만약 내 인맥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그걸 통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그건 너무 피곤하다. 진짜 부자들이 나 돈 많아요 하고 떠들지 않는거랑 똑같다. 돈 많은 거 알면 사기꾼과 걸렁뱅이와 건달들이 몰려온다.
5.
이해가 안가네.
왜 저렇게 잘 생기고 몸도 좋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도 많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항상 하고 다니는 거지. 이해가 안간다.
나 영향력 있어요, 그러니 나를 모두 좋아해주세요 - 이런건가? ...미움을 견딜 힘이 없나? 아는 사람 없으면 자신이 없나?
그건 너무.... 너무 없어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