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말빨
말 잘하는 게 왜 부럽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말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는 심리가 이해 가지 않았다.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사람에게 부러워할 점과 중요한 점은 말빨이 아니라는 것 뿐이었다.
게다가 말을 잘하는 건 생각보다 쉽다. 그냥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면 되잖아, 감정선 빼고, 예의 갖추고. 그게 뭐가 어렵고 뭐가 부럽다는 거야? 사람을 볼 때 중요한 건 말빨이 아닌데 얘는 왜 이런 걸 그 나이 때까지도 모르고 게다가 이런 걸 부럽다고까지 하냐, 진짜 사람 보는 눈이 없어도 한참 없구나 - 답답하고 실망스러워. 이건 내공의 문제가 아니라 멍청하다는 생각까지 드는데 그래서 얘한테 이런 이상한, 쎄한 느낌이 드는건가? 자기가 소심하다고 하길래 "아니야 넌 소심한 게 아니고 신중한거야"라는 말도 해줬는데 나 괜한 짓 했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문득, 내 주변에는 대부분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끄응. 그래서 전혀 부럽지 않았던건가.
말로는 뭔 소리를 못하냐.
중요한 건 행동이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다.
말 잘하는 사람들 속에 살면서 좋았던 점은 덕분에 이리 치이고 저리 데여도 사람 보는 안목을 길렀다는 거. 어휴. 그래서 난 내 N이 좋다. 쎄한 느낌은 진리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람 볼 때 중요한 건 말빨이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