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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일1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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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30. 2023

65. 새벽

나를 지키는 시간.

새벽이 좋은 이유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억지로 무언가를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개인적으로 밤낮 바뀌는 걸 혐오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과거에 밤낮이 바뀌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내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상태가 가장 안 좋았던 때라서. 가장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대이기도 하다. 같은 이유로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더라도 이동진 평론가처럼 새벽 5시에 자서 오전 11시, 12시에 일어나는 자신의 루틴만 명확하다면 밤낮이 바뀌어도 상관없다. 사람 기질에 따라 아침형과 저녁형이 나누어지는 거니까. 



처음에는 소리를 소리로 막아보려는 시도를 했다. 낮에는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음때문에 늘 이어폰을 꽂고 있다. 그런데 사실, 무척 괴롭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팟캐스트, 영화, 드라마나 예능부터 시작해 어학이나 시사처럼 공부가 되는 컨텐츠를 포함한 모든 것을 들었다. 그런데 힘들었다. 내 귀는 이 모든 걸 소리가 아니라 소음으로, 폭력으로 파악했다. 그나마 가장 괜찮았던 건 빗소리 ASMR이었는데 이마저도 몇 시간을 계속 듣고 있으니 피로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귀에 무언가 꽂혀 있는게 부담스러웠고 계속해서 자극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가장 자극이 없다고 느꼈던 빗소리 ASMR마저 1시간 이상 듣고 있으면 그 자체로 또 자극이 되서 마치 풀 마라톤을 뛴 사람마냥 피곤해졌다. 집중을 할 수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게 공부든 노는 일이든. 괴로웠다.



요즘은 스님이나 수도승처럼 새벽 3시나 4시에 일어난다. 일어나면 귀에 아무것도 꽂지 않고 일기나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여기서 가장 큰 악마의 유혹은 핸드폰이다. 핸드폰을 멀리 멀리 치워놔서 아예 찾지를 못하게 만든다. 이때 쓰는 1시간의 집중력이 이후에 쓰는 집중력 2시간 이상을 맞먹는다. 




참고로 미라클 모닝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미라클 모닝 안 좋아한다. 




추신:

며칠 전부터 <1일1생각> 글을 100개까지 두 글자 명사에 1000자 내외라는 추가 옵션을 정했다. ...자꾸 하이쿠가 되는 것 같아서 말이지. 끄응.




추추신:

요즘 듣는 노래는 이거 - 특히 제일 첫 곡 7!!의 bye bye가 너무 좋음.

https://youtu.be/Rf1Ehi-mf6U


원래(?) 자주 듣던 플리는 이거:

https://youtu.be/2rNEWolWnDU


빗소리 ASMR은 여기:

https://youtu.be/NYSyuxq5v8U



공부나 독서는 여기:

https://youtu.be/Zl6YA2Bfer8


기타 재미난 영상은 여기: 그런데 그저께를 마지막으로 8년간의 레이트나잇쇼 끝남...

https://youtu.be/bb0ud41Eu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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