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인 May 02. 2023

괴물이 나를 부른다.

영화 <몬스터콜>


너무 힘들면 괴물이 우리를 부르지만 우리는 모두 다 잘 이겨낼 수 있어, 라고 말하는 영화. 강력 추천.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 이중적인 감정이 드는 소년의 회피와 두려움, 죄책감과 마주함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아역의 연기가 뛰어나다.




여담으로 이런 '성장 영화'들은 항상 학교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존재하는데, 이 영화는 그 아이들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그 해석은 영화 <싱스트리트>와 <우리들>처럼 어른스럽고 다방면적이고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싱스트리트>와 <우리들>을 보고 혼자 치유하려고 애썼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던 내 안의 무언가가 이 영화들로 인해 저절로 나아지는 걸 느꼈듯이, <몬스터 콜>을 보고 나서도 내 안의 비린내 진동하는 무언가가 조금은 치유되는 걸 느꼈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괴롭기만 하고 힘들기만 했던 시간들은 아니었지만 분명한 건 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아니라는 거. 그런데 그 과거가 이제는 그렇게 힘들고 아프지 않게 되었다는 거. 영화는 독서 이상으로 마음 근력의 힘이 된다.

<싱스트리트>에서는 나를 괴롭히던 아이 - 얘도 알고 보니 지 아버지한테 얻어터지는 애였다 - 와 함께 밴드 활동(주먹이 세니 밴드 보디가드가 된다)을 하게 되고, <우리들>에서는 어색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같은 곳에 나란히 서 있는 것으로 끝난다. <몬스터>는 이 두 영화와는 다른 결말을 내놓지만 그 관계 설정이 새롭고, 역시 많은 걸 복기하게 만든다.



다시 한번 추천.



매거진의 이전글 주제가 뭔지 모르겠는데 그게 작가 의도라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