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게시물이 2000개가 되었다.
1.
2017년도에 시작한 인스타 게시물이 드디어 2000개가 되었다.
2.
정리할까 말까 삭제할까 말까를 고민하게 되는 게시물들이 몇 개 있었지만 대부분 그냥 두었다. 애초 기록을 목표로 시작한 인스타였는 데다가 한 50년 지나면 이 모든 게 그냥 귀여운 코미디처럼 느껴질 것 같아서. 누가 그랬다, 내 인생은 시트콤 같다고. 그래서 네 맞아요 그것도 우리나라 시트콤이 아니라 미국 시트콤 같아요,라고 하하하 웃어넘겼다.
어쨌든 누가 뭐래도 나는 내 인생이 좋다. 힘들고 아픈 일들도 많았지만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으니까. 만약 아픔 불변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면 이미 다 그 대가를 치른 느낌이랄까. 그래서 홀가분하다. 그 증거로 요즘 매우 행복하다. 조금 짜증 나는 일이 있거나 다시 과거가 떠올려지는 일이 있어도 옛날처럼 몇 날 며칠 몇 달 몇 년을 메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아니라 바로 툭툭. 털어낼 줄 알게 되었다. 내 오랜 육체적 아픔도 정신적, 심리적 아픔도 그 대가가 이제야 빛을 발하는 거구나 싶을 정도로.
3.
한 달 전에 친구한테 '대체 이걸 얼마나 계속해야 할까'라며 울면서 매일 아침 운동과 명상, 글쓰기, 감사하기 용서하기를 대체 나는 언제까지 해야 겨우 마음의 평화가 올까, 분노가 사라지고 드디어 다 용서하게 될까, 용서가 안되면 차라리 잊게라도 될까, 어떻게 해야 드디어 내가 온전히 내 삶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을까 라며 대체 그 모든 건강하고 좋은 일들을 실천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 이 모든 걸 대체 언제까지 해야 해 - 라며 울었는데 - 한 달 후에 이렇게 되었다. 후훗.
4.
그래서 역시나 죽으면 안되는 것 같다.
인생은 정말 신비해.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일어날지, 얼마나 더 멋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진심으로 감사함을 말한다. 그리고 자기 전에도.
감사하다, 정말로.
5.
아울러 인스타 계정을 하나 더 만들었다. 책하고 영화 이야기만 올릴 용도로. 2000개가 올려져 있는 계정은 최근 거의 운동 중심으로 나가고 있어서 - 블로그와 브런치, 헤드라잇에 올리는 글들도 인스타에 올리면 좋을 것 같아 계정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