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느지막이 요가지도자과정을 시작했다.

문득, 요가강사가 되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y 허둥지둥

2021년 8월, 코로나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였고,

나는 1년을 갓 채운 직장을 그만두고 요가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게 되었다. 이렇게 난 오랜 묵혀둔 숙제를 하나 시작하게 되었다.


난 20대 중반부터 센터나 요가원을 드문드문 전전하며 다양한 운동을 경험했었는데 그 당시엔 그냥 일 외에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스스로가 난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고, 남들에게 운동한다고 말하면 “일하면서 운동도 하고 대단하네”라는 시선을 즐겼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막연히 요가강사가 되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내가 강사가 되는 건 좀무리라는 부정적인 마음이 바로 들었다. 왜냐면 (지금 좀 바뀌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이쁘고 몸매 좋은 젊은 여성들이 예쁜 요가복을 입고 강사로 활동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난 바로 탈락. 또한 누군가에게 이런 생각을 얼핏 이야기하니 “요가강사는 이뻐야 돼"라는 이야기를 내 귀로 직접적으로 듣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렇지 역시 남들 앞에서 강사를 하려면 요가도 잘하고 이쁘기도 하고 몸매도 좋아야지”라며 그 말 그대로 순응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난 나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다른 일을 전전하며 살아갔다.


’뭐 굳이 강사가 되지 않아도 요가 수업은 들으면서 수강생으로 살 수도 있으니깐. ‘수강생으로 사는 것이 나쁘진 않아. 원래 좋아하는 일을 하면 결국 그 일도 싫어지기 마련이니깐 오히려 좋은 거야 ‘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그렇게 한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나의 멘탈을 거듭 흔들었고 연이은 이직과 퇴사를 거듭했다. 더구나 나이를 하나 둘 더 먹어가며 최근 들어서는 난 마음의 부침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자 난 부쩍 화를 내는 일도 많아지고 감정이 길길이 날뛰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날이 곤두서있는 내 스스로의 모습이 낯 썰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내가 원하는 모습은 이게 아닌데, 도대체 나 왜 이러지? 내가 하고 싶은 거 잘하는 건 도대체 뭐지? 아니 있기는 한 건가? 이 나이 먹도록 난 뭘 하고 있지? 남들은 그냥저냥 잘 버티면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유독 난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이런 생각들이 나 스스로를 참 많이 오랜 시간 괴롭혔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모여 내 얕은 뿌리를 흔들고, 나라는 사람의 존재까지도 미워하게 만들었다. 그럴수록 점점 더 삶이 버거워졌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한편으론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도 한켠에 생겨났다.


그래서 난 집 근처 요가원을 등록했다. 신기했다. 매트 위에서만큼은 일상의 나 그리고 직장에서의 나라는 존재와 사뭇 달라진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좀 더 어려운 아사나를 해내고, 좀 더 버텨내려 하고, 더 나아가려고 노력하는데서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몸을 수련하다 보니 조금씩 마음의 균열도 메꿔져 갔다. 그러자 점차 재미도 생겨났다. 신기하게도 재미가 생기니 더 알고 싶어졌다.



딱 이 시기에 한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내용은 이혼하고 혼자 자식을 키우며 꽃집을 운영하는 싱글맘이 나오는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었다. 세상과 단절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꽃집을 창업을 하는 감동 스토리였는데, 극 중에 그분의 한 말씀이 무척이나 내 마음에 와닿았다. 그 말은 다음과 같았다


“저에게 있어서 처음에 학원에 가서 배우는
배움은 나 자신이 뭔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어요 그리고 이후의 배움은 저에게 스킬을 주었고요."


그렇다 내가 도전한 요가 지도자 과정도 그렇다. 자격증을 따는 건 어디까지나 나를 시험해 보는 과정이다. “나는 강사로 꼭 성장할 거야"라는 마음으로 지도자 과정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매트 위에서 성장하는 내가 있었고 그 속에 성취와 재미를 느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깊이 공부하고 싶어졌다. 지도자 과정을 들으면서 한 번도 포기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없었다. 맞지 않았으면 그런 생각이 들었을 테지


나에게 있어서 이 지도자 과정은 내가 앞으로 요가 강사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며 살 수 있을까? 나 스스로는 요가를 얼마나 하는 건가? 그리고 얼마나 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시간이 아니었다.


이 시간 안에서 나 자신을 알고 앞으로의 방향을 조금은 넓혀보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감까지 채워가지고 나가면 정말이지 과할 정도로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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