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서 잊기 쉬운 국민간식 ‘고구마’ 근데 그 친숙함이 좋아.
고구마를 먹는 이들의 표정은 그리 다채롭지 않다. 뜨거울 때 호호 불며 껍질을 벗기고 나서 한입 ‘앙’ 베어 물면 그냥 약간의 텁텁함과 인위적이지 않은 단맛이 느껴지는 다소 심심한 간식이다.
요리법도 참 간단하다. 박스에 담긴 고구마를 대여섯 개 가져와서 물에 깨끗이 씻고, 찜기에 찌거나 에어프라이기에 구우면 된다. 물에 찌면 찐 고구마, 구우면 군고구마 어떻게 조리하냐에 따라 그 맛과 식감은 살짝 달라진다. 고구마를 찜기에 넣고 찌게 되면 살짝 포슬포슬한 느낌이 살아나지만, 굽게 되면 찐득한 느낌이 좀 더 강화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둘 다 맛있으니 크게 상관없다.
고구마의 활용도 또한 무척 다양하다. 기름에 튀겨서 꿀을 바르면 고구마 맛탕이 되고, 빵 안에 넣는 앙금으로 만들거나, 고구마 라테를 해 먹기도 한다. 굽거나, 삶거나, 튀기거나 등등 다채로운 조리법을 통하면 갖가지 요리의 재료로 쓰일 수 있다.
무엇보다 겨울철 필수 간식으로 손꼽히는 붕어빵과 그 영혼의 단짝인 군고구마.
나는 종종 붕어빵은 사 먹지만 군고구마는 거의 사 먹은 적이 없다. 은연중에 고구마는 그냥 집에 가서 직접 쪄먹으면 되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언제든 편안하게 손이 닿는다는 건.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기 쉽다. 거기다 가깝고 흔한 것들에 대해선 돈쓰기를 꺼려하는 묘한 심리까지 발동해 버린다.
그래서 난 겨울철 길거리에서 군고구마 트럭을 만나도 별다른 감흥 없이 그냥 쉽게 지나쳐버리게 된다.
마치 요가 동작으로 따지자면 다운독, 아도무카스바나 아사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운독의 역할과 의미는 다양하다. 수련마다 꼭 들어가는 필수 동작이며, 수많은 요가동작중에 중간중간에 휴식을 주는 아사나 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론 다른 자세로 나아가기 전 준비자세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냥 봐서는 무척 간단해 보이는 자세이지만 동작 안에서의 몸의 쓰임과 변형 동작은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다운독을 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우선 테이블 자세에서 시작한다. 쉽게 기어가는 자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상태에서 발끝을 세우고 복근의 힘을 써서 무릎을 바닥에서 들어 올린다. 그대로 다리를 쭉 펴내며 엉덩이를 대각선 방향으로 밀어낸다. 그러면 옆에서 보았을 때 삼각형 모양이 된다. 이렇게 하면 다운독의 외향은 얼추 갖춘 것이다.
대부분 이 동작을 하면 등이 위로 동그랗게 솟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 주로 어깨나 다리가 타이트한 경우 그러하다. 상체를 좀 더 쉽게 펴내기 위해서 우선 무릎은 충분히 구부려준다. 그리곤 손으로는 바닥을 밀어내서 그 힘이 겨드랑이를 타고 몸의 옆면이 길어지는 느낌으로 힘을 쓰고 이와 동시에 복부도 몸 쪽으로 당겨내며 아래 척추를 늘리게 끔 몸을 움직여본다.
그러면 상체는 들어 올리는 상승하는 가벼운 느낌으로 유지되고, 대신 체중은 하체 쪽으로 실려간다. 고개는 너무 들거나 떨구지 말고 시선은 다리 사이를 바라본다.
그 외에 변형동작으로는 knee to nose라고 등을 둥글게 만 채로 한 다리는 까치발을 하고 다른 다리는 무릎을 접어서 가슴 쪽으로 당겨오는 동작도 있다. 그리고 전갈자세 스콜피온 자세도 있다. 이 자세인즉슨 두 손과 한 발로 지탱하며 한 다리는 뒤로 접어 발뒤꿈치가 엉덩이 가깝게 가져가는 동작이다.
앞의 동작은 몸의 뒷면을 열어내고 앞면을 수축하는 자세라면 다음 자세인 전갈자세는 몸의 전면을 시원하게 펼쳐내는 동작이라 볼 수 있다.
피곤하거나 시간이 촉박한 날 매트에서 수련에 집중하기 힘들게 느껴질 때, 나는 별다른 동작은 하지 않고 다운독만 하곤 한다. 어떤 날은 다리 뒤가 타이트해서 워킹 다운독으로 다리 후면을 풀어주는가 하면, 어떤 날은 스콜피온 동작을 하면서 기지개 켜듯 몸을 시원하게 늘려내기도 한다. 단순한 동작이지만 팔부터, 어깨 등 다리 골고루 구석구석 몸을 풀어낼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동작이다.
다른 아사나처럼 몸을 구석구석 골고루 풀어내고 접근해야 하는 시간이 걸리는 동작이 아니기에 자고 일어나서 바로 해도 무리가 되지 않는 동작인 아도무카스바나 아사나. 쉽고 편하게 손이 가는 ‘국민간식’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고구마처럼, 몸이 찌뿌둥하거나 귀찮을 땐 잠깐 티타임 하듯 가볍게 다운독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