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 동물을 본 적이 있는가?
딴짓하는 동물을 본 적이 있는가?
원숭이가 밥을 먹지 않고 딴짓을 했다. 톰슨가젤이 도망치다 말고 딴짓을 했다. 벨루가가 헤엄치다 말고 딴짓을 했다. 동물들은 딴짓이란 걸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동물들의 딴짓거리는 영 떠오르지 않는다. 무슨 행동이건 다 의미가 있다. 왜 굳이 귀찮게 의미 없는 행동을 하겠는가. 생사가 위태로운 환경 안에서 딴짓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 걸.
그렇게 보면 신기하게도 인간들은 딴짓을 한다. 목숨이 위태로울랑 말랑한 경계 속에서 아슬아슬 곡예를 타듯 말이다. 회사에 출근해서 사람인을 들어간다. 오늘도 영 허탕이다. 이력서를 주섬주섬 엮다가 인기척을 느껴 바로 창을 내린다. 수업을 듣다가 딴짓을 했다. 선생님의 견제가 바로 들어온다 잽싸게 정신줄을 잡는다. 엄마의 잔소리에 딴짓을 하다 등싸대기 한방을 맞는다. 아 역시 딴짓은 위험한 것이다. 인간은 본디 사고하는 동물이라, 딴짓을 한다. 무모하게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말이다. 딴짓은 우리에게 통쾌함과 여유를 준다. 모눈종이처럼 빽빽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 간간히 띄어쓰기를 주는 느낌이랄까? 우리는 딴짓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지금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일 때 잠시 멈춰서 딴짓을 한다. 머리에 숨통이 갑갑한 마음이 살짝 뚫린다. 이 틈 속으로 사유가 스며든다. 이게 맞나?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나? 나를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이것이 딴짓의 긍정적 효과이다. 그러니 자 우리 이제 잠시 딴짓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