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의 계절2

피고 지는 꽃처럼 : 우리는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난다.

by 당신과지금여기에

#뭐든지 해보자


남편이 항상 했던 말

"넌 승진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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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웃으며 넘겼다. 나의 목표는 연금을 받을때까지 초등교사를 하면서, 은둔고수로 아이들을 잘 키워내고 자기관리 잘해서 아이들과 여행다니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아이들이 커가고 나는 늙을 수록 깨달았다. 아이들이 커나가는 만큼 엄마인 나도 자라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직감했다. 편한 인생길이 될거라고 초등교사행 열차를 탔지만 내가 안전한 만큼 얻을 수 있는 풍경은 적었다. 가끔 같이 타고 있던 동료가 단단히 채비를 하고 정거장에서 내려 혼자만의 길을 걸어나가는 모습을 본적은 있었지만 그건 위험한 일이고 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며 여태 살았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걸 가진 사람이었다.


지방의 대장격(우리아파트 주민들의 마음속의 부심^^) 아파트 자가 소유

환상의 조합 딸, 아들

동반자 남편

초등교사 (공무원)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다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사업을 하고 싶지만 공무원은 투잡이 금지다. 물론 책같은건 낼 수 있겠지. 지적 재산물. 근데 그게 어디 쉽나. )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걸 수업시간에 할 수 없을까 고민한 결과 교과서와 연관지어 수성펜 수채화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림책을 읽고 난 뒤 감상이나 느낌을 짧은 글과 수채화로 표현하는 것이다. 저학년이 수채화는 어려우니 수성펜을 이용하여 수채화 느낌을 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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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수업나눔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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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교과서에는 그림책이 많이 나온다. 국어와 통합교과에 특히 많이 나오는데 시원한 책의 한 장면을 그리고 느낌을 적은것이다. 2학년치고 정말 잘하지 않나? 이렇게 똑같은 그림도 미세하게 자기 개성이 묻어나오는데 나는 그런게 너무 귀엽고 예쁘다.

아무나 수업나눔교사를 신청할 수 있지만 다들 안한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선생님들 앞에서 나눔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반 교실에 직접 찾아주신 12분의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역시 초등교사 선생님들은 따뜻하고 온화하고 내가 긴장할 때마다 대답도 잘해주시고 아무튼 "뭐 이런 연수가 있나요? 저 먼저 갈게요." 하신분은 없으셨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 ))



# 내신쓰기


사실 E학교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나혼자 일찍 집을 나서는 것도, 새학교도,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내신 쓸 생각이 1도 없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내가 4번이나 낙방?했던 C학교에 자리가 엄청 많이 날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선생님도 E학교에 온지 1년밖에 되지 않으셨지만 써볼거라고 하셨고 나보고도 쓰면 될거라고 용기를? 복돋워주셨다. 그런데 그 소문을 듣게 된 시기가 애매했다. 교감선생님이 2주전부터 아니 3주 전부터 내신 쓸 사람 모이세요~ 해서 연수도 다 끝났고 문서 작성도 끝나고 어쩌면 서류제출까지 끝냈을 수도 있었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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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먼지 마인드였다면 포기했을 테지만 이제 난 뭐든지 하는 워킹맘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감선생님께서 굉장히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이시기 때문에 이야기할 용기가 생겼다. 결국 학기말 워크숍을 떠난 술자리에서 계속 기회를 엿보다 (다른사람이 들으면 놀리니까) 자리가 파할 때 교감선생님께 슬쩍 다가가 내신..어쩌구저쩌구....말을 꺼내보았다. 점수있냐고 물어보셨고? 없다고 대답했다.ㅋㅋㅋㅋ 아름다우신 그녀는 서류를 냈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원망듣지 않기 위해 ^^) 한번 더 써주시겠다고 대답을 들었다. 이제 교장선생님께 이야기 하는게 남았다! 워크숍 다음날 나는 굉장히 민망한 표정과 말투로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는 길에 내신 쓰려고 어쩌구저쩌구...이야기를 하였고 순간 정색하는 표정을 내비치셨지만 가겠다는데 어쩔 수 있냐고 하시면 헤어지셨다. 먼지처럼 살 때는 한번도 개인적으로 이야기 해본적 없었던 교감선생님과 교장선생님.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고 하니 교무실 갈 일도 생기고 교장선생님과도 이야기 할 일이 생겼는데. 역시 사람이 자주 만나면 서로를 알게 되고 정들게 되고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날 집에 와서 E학교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호르몬이 폭발해 눈물이 주루륵 흘렀고 나는 상상 속에서 학교를 떠나는 인삿말을 하고 있었다.




# 새로운 인연

C학교는 우리집 바로 앞에 있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끝 :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가 다니기 때문에 그 학교를 가고 싶었던게 컸다. 아이가 1학년때 같이 다녀야 했는데 하하 벌써 5학년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둘째가 있다. 내년에 둘째가 일학년이 된다. )


올해는 관외가 잘 풀려서 (자리가 많이 났다는 뜻) 관내도 술술 잘 풀렸다. C학교에 28명의 새로운 교사가 투입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E학교와 비교가 계속 되면서 정이 안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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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2월 말이니까 아직 학기가 시작하지 않았고 나는 상태는 E학교 소속이다. 그래서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들었다.

학급수가 지나치게 많은것 부터 (애들이 1500명이 넘는다. 과밀학급) 워크숍 5일하는 것, 점수따려고 전담지원해서인지 일이 많아보이는 것, 그리고 제일 안좋은거..... 학교 시설이 낡았다. 게다가 전담실이 있긴한데 1학년 돌봄겸용선생님들과 함께 쓰고 (7분) 공간도 비좁다. 아 뭔가... 굉장히 어수선하다. 나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는 선생님은 이 업무를 맡아 줘서 고맙다고 한다. 아...다시 E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어수선한 마음을 추수리려 E학교에서 받은 꽃다발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담임이 좋은 점은 교실이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이리저리 부대끼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수업을 디자인 할 수 있고 아이들이 가고 나면 교실은 온전히 내 공간이 된다. E학교에서 아이들을 보내놓고 노래들으며 교실청소하면서 힐링하곤 했는데...이제 그런것도 아예 없겠구나. 생각하지 숨이 막혔다.

그래도 좋은것 한가지! 나와 같이 새로 들어온 전담선생님들이 3분 더 계시다는거. 한분은 남자분이셨고 두분 중 한분은 나랑 비슷한 또래로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계셨고 한분은 미혼이셨다. 편가르는건 나쁜거지만 전담이지만 부장이 아닌사람과 전담이면서 부장인 사람은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우린 담임수당도 부장수당도 못받는다고욧!) 그래도 3명이 으쌰으쌰하면 올해도 괜찮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수업과 업무 스마트하게 해치우고 육아시간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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