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직장인 영화 리뷰 Vol.4
연상호 감독이 그려낸 일상 속 악과 인간 내면의 치밀한 초상
영화 '얼굴' 주연인 박정민 배우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영화의 원작 만화 소개 영상을 우연히 봤다. 유튜브 덕에 이 작품이 연상호 감독의 그래픽노블 얼굴을 영화화 한 작품임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유튜브서 박정민 배우가 설명한 영화 플롯과 출연 인물 관계도가 흥미로웠다. 극장을 나서며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직접 출연까지 한 박정민 배우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인간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성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들이 배우들의 감정 연기로 미묘하게 연결된다. 그런데 그 미묘함이 관객엑에 충분히 납득되는 게 영화의 매력이다. 영화 속 상황에서 인물들이 보이는 감정과 행동에 나름의 당위성이 있고, 관객은 그것을 이해하게 된다. 연상호 감독의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과 철학적 사유를 영화 전반서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영화 '얼굴'은 감정의 근원에 자리한 악을 다룬다. 다만 절대 악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나쁜 사람'의 악에 주목한다. 이러한 악이 사회적 약자를 향할 때 피해자들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영화는 생생하게 보여준다. 가해자가 아무리 짓궂은 농담에 불과하다고 변명해도 약자에게는 결코 넘길 수 없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예리하게 그려냈다. 일상 속 악과 약자 사이의 힘의 불균형을 영화는 환기시킨다.
이 영화는 뚜렷한 주제 외에도 권해효, 박정민 배우의 연기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밀도 있는 연출과 세밀한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오랜만에 극장을 나오며 좋은 작품을 봤다는 희열을 즐겼다. 영화도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