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사람들, 코미디언 정재형 인터뷰
*3편에서 계속됩니다
그 와중에 정재형도 서른 후반에 들어섰어요. 코미디 하는 데 나이에 따른 부담감은 없어요? 나이듦에 있어서 젊음에 대처하는 방법은 뭐예요?
그런 건 없어. 왜냐면 어차피 늙어가는 건 피할 수 없고, 나랑 코미디 코드가 비슷한 사람들은 계속 유지가 되거든. 현재 2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내 위아래에 붙어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가는 거라고 생각해. 우리가 지금 틱톡 감성 이해하고 코미디하는 건 아니잖아.
이미 비슷한 코드로 묶인 그룹들과 쭉 함께 갈 것이다? 그치. 우리 팬들만 말하는 게 아니고 내 주변의 세대들 말이야. 물론 주류는 2030이겠지만. 결국은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해놨냐의 문제 같아. ‘런닝맨’ 나오는 출연진들 대부분 4050인데 젊은 사람들도 보잖아. ‘무한도전’ 멤버들도 마흔줄 됐었는데 다 봤었고. 나이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야. 코미디에서는 오히려 나이를 먹어서 할 수 있는 게 더 많을 수도 있어. 아까 말했던 그 순수함과 감각만 잃지 않는다면.
오, 이번엔 순수론. 어떻게 보면 근본론이네요. 나이와 별개로 ‘웃기려는 마음이 얼마나 존재하는가’가 문제다.
미국이나 일본의 중년 코미디언들이 젊은 층한테 사랑받는 건 계속 무대에 서기 때문이거든. 무대랑 방송은 달라. 방송은 사실 찍어도 내 거가 아니니까 책임이 없어. 반응이 내 눈으로 보이지 않거든. 인스타 댓글 반응보다 시청률을 신경 쓰지. 방송 보는 연령대가 높아졌잖아. 그런데 유튜브를 온라인 무대라고 생각하면, 조회수나 댓글같은 상호작용이 계속 되잖아. 보고 있으면 ‘요새 내 감이 안 좋나? 어떡하지?’ 계속 고민하게 돼.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 계속 웃기는 건,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세트를 계속 짜기 때문이야. 원래 하던 세트를 오늘까지 계속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아무도 없어. 1년만 지나도 존나 옛날 개그처럼 보이거든. 일본 만담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물론 정말 잘 짜여진 극은 매번 똑같이 할 수는 있겠지. 만담이나 꽁트는 관객 반응 보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걸 계속 짜기는 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코미디언들이 무대에 새롭게 오르고 코미디를 지속하지 못했던 이유는 방송 때문이지. 공개 코미디 졸업하고, 예능으로 진출하는 그 시스템. 그런데 우리는 그게 싫어서 이렇게 하고 있는 거니까. 이제는 우리나라도 외국같은 코미디 씬이 구축될 거야.
그래서 형은 40대, 50대 되어도 그대로일 거라고 하는 구나.
20대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이미 감 잃은 아저씨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서른 여덟 살이 됐으니까. 나이가 좀 많아? 고등학생들이 보면 진짜 졸라 아저씨란 말이야. 그런데 어쨌든 지금도 젊은 사람들 웃기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그러다 ‘어떻게 웃겨야 되지? 얘네 뭐 좋아하지?’하면서 웃기는 감각이 퇴화되는 순간이 두렵긴 해.
의문이 든다는 게 감각이 떨어졌다는 신호인가?
그렇다기 보다는 코미디를 짜다 보면 ‘이걸 재밌어 하는 구나’알게 되는 게 있어. 그런데 이렇게 시도하고 저렇게 시도해도 뭐가 재밌는지 못 느끼게 됐을 때, 그러니까 배우는 감각이 퇴화되는 게 두려운 거지. 딱 보고 뭐가 웃길지 알아차리는 감각이 아니라, ‘어떻게 비벼보니까 되더라’하는 감각이 살아 있으면 되는 거 같아.
그럼 본능을 제외하고, 코미디를 짤 때는 어떤 식으로 하는 거예요? 도대체가 본능을 빼면 설명할 건덕지가 없어.
아, 콘텐츠 만들 때는 당연히 계획해서 웃기지. 특히 시리즈 하나 만들 때는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긴 해. ‘한사랑산악회’가 제일 짧긴 했는데, 이것도 시작할 때까지 한 달 정도 회의한 거 같고. ‘B대면데이트’도 한 6개월은 얘기한 거 같고. 그렇게 오래 짰어요? 처음에 소재 툭 던져서 ‘하자’한 거부터 6개월. ‘신도시 아재들’도 한 8개월 묵혔나?
생각보다 되게 오래 걸렸구나.
뭐 굳이 기름기를 조금 넣어서 얘기해보자면(웃음), 이런 시리즈를 만들 때 가장 처음은 당연히 웃긴 거. 시작하는 씨앗은 웃김에 대한 본능이 맞아. 그런데 씨앗을 감싸고 있는 흙이나 물, 비료를 넣는 건 계산을 많이 하는 거 같아.
‘B대면데이트’ 경우에는 당시에 사실 맨 처음엔 ‘B대면데이트’가 아니었어. 그냥 해준이 형의 ‘최준’ 캐릭터가 있었을 뿐이었어. 사실 카페 사장도 아니었고. 옛날부터 했던 거잖아요. 예전에 ‘코미디빅리그’에서 코너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해준이 형이 올리던 톤이 있었던 거야. 그 톤이 웃기긴 하잖아. 이 웃긴 캐릭터로 우리끼리 상상을 해본 거지. ‘이 인간은 어떤 직업일까, 대체 뭐 하는 인간일까’하면서 얘기하다 보니까 ‘카페 사장이면 존나 웃기겠다’가 나온 거야. 그 전에 우리가 다양한 캐릭터들로 만든 시리즈가 많다 보니, ‘최준’ 캐릭터에 다른 캐릭터를 같이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 거지. 그때 양아치 밈들이 되게 많았어. 힙찔이라던가, 중고차 매장 직원이라던가.
그게 임플란티드 키드랑 차진석이 된 거죠.
뭔가 이런 삐리한 느낌의 남자들이 모여있으면 존나 웃기겠다 싶은 거지. 또 남자들끼리만 있으면 재미가 없으니 여자가 한 명 있으면 웃기겠다. 여자 캐릭터를 출연시킬까, 네 명이 모여서 발레나 필라테스 학원에서 만날까, 아우디 차주 모임에 모일까 이런 얘기들을 했지. 당시 유행하던 모든 것들을 얘기하던 거야.
그러다가 ‘요새 유행하는 연애 프로그램에 잘 맞는 거 같다’는 말이 나온 거지. 그때 <하트시그널>, <솔로지옥>이 완전 핫했거든. 여태 말한 남자들의 면면이 병신 같은데, 틀이 간지나면 진짜 좆같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또 유행했던 게 ‘줌 미팅’이었어. 코로나 터졌을 때긴 한데, 전에 이미 ‘비대면’이 유행하고 있었어. 맞다. 유행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그랬네요.
그래서 ‘야 이거 통화하는 걸로 하면 존나 웃기겠다’해서 콘텐츠를 만든 거야. 근데 이 빌드업이 몇 개월 동안 걸린 거고. 마지막까지도 영상을 가로로 할지 세로로 할지 회의를 계속 했어. 또 그때 애플에서 아이폰을 세로로 세워서 촬영한 영화 만들고 그랬거든. ‘그래도 영상은 가로로 보니까 가로로 해야 되지 않느냐’, ‘줌 미팅도 가로로 한다’, ‘통화니까 세로로 하자’, ‘아무도 안 한 거라 세로가 느낌이 있다’ 등등 수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지.
그러다 결국은 세로로 촬영을 했다.
그때 내가 맨 처음 촬영을 했는데, 연습을 했어. 진짜 연습을 엄청 했어. 수현이라고, 우리 전에 같이 했던 동생한테 통화 걸어서 ‘방재호’ 캐릭터로 연기하고 그랬어. 영상 통화를 하는 컨셉이다 보니까 나 혼자 찍었는데, 한 여덟 번인가 찍었다. 그 10분 짜리를 원테이크로.
거기다가 혼자서 찍는 거고, 너무 없던 컨셉이니까 이게 재미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감이 안 오는 거야. 독백이면 상대방의 존재가 상관 없고 혼자서 대사를 이어갈 수 있는 거잖아. 근데 ‘B대면데이트’는 가상의 상대방이랑 하는 독백이야.
그 와중에 카메라도 셀프로 들고 찍어야 됐네. 실제 통화도 아니야. 주위에 아무도 없고 진짜 아예 나 혼자였어(웃음). 주위에 반응이 없어. 누가 웃으면 ‘내가 잘하고 있구나’가 느껴진단 말이야. 거기다가 아예 처음 하는 캐릭터니까… 진짜 그때 너무 힘들었어. 그런데 콘텐츠 처음에 올리고 나니까 해준이 형이 ‘최준’한 게 반응이 딱 바로 오더라고.
영상 올리기 전까지는 전혀 감이 안왔는데 일단 계속 짠 거구나.
그 정도로 메가 히트할 줄은 진짜 몰랐어. 우리끼리 ‘존나 웃기다’, ‘해준이 형 개 웃기다’ 이러긴 했지만, 콘텐츠 나올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조금 힘들기는 했지. 그동안 하던 거랑 너무 다른 결이었으니까. 스탠드업 세트를 6개월동안 짜는데 이게 웃길지 모르는 느낌이네. 내 농담을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면서 준비하는 느낌이었지.
‘신도시 아재들’ 만들 때도, 30대 아저씨들 밈 처음에 듣고 나서 빌드업 시작했어. 용주 형은 용주 형 친구 인터뷰하고, 나는 판교랑 동탄 사는 내 친구들 만나러 가고 그랬거든.
‘신도시 아재들’은 진짜 오래 짰잖아요. 가끔 피식 사무실 오면 ‘신도시 아재들’ 아이디어가 화이트보드에 잔뜩 써 있는데, 속으로 ‘저건 언제 하려고 몇 개월 동안 써놓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했던 캐릭터들이 좀 더 살아있는 거 같아. 유튜브인데 워낙 유튜브스럽지 않게 준비해서. 사실 그 정도 기간이면 작은 영화나 드라마 준비하는 기간이랑 거의 비슷하니까.
듣고 보니 그렇네요. 결국 노력을 들인 만큼 뭐가 나오는 걸까?
진짜. 그렇기도 한데, 우리가 보여주지 못한 게 많았기도 했지. 내가 2012년에 개그맨 지망생을 시작하고 피식대학이 2020년 즈음부터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눈에 띄었으니까, 대략 7, 8년 동안 쌓여 있던 게 드러난 거잖아. 그러니까 폭발력이 있을 수밖에 없지. 조금씩 쌓여온 걸 보여줄 수 있었던 거였어.
몇 년 동안 쌓아온 것들을 다 발현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발현을 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가 또 문제일텐데. 요새는 좀 쌓이고 있는 게 있다고 느껴요?
아니. 웃긴 건 항상 마른 행주 짜기였어. ‘B대면 데이트’할 때도 아무 것도 없었다고 생각했고, ‘신도시 아재들’할 때도 바닥났다고 생각했고.
쥐어짜서 나온 거야?
그냥 마른 행주를 짜서, 그냥 나온 캐릭터로, 그냥 하고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박수를 쳐주는가 생각해보면 어쨌든 기본은 하니까. 기본기가 있고, 전부터 쌓여온 애정도 있고. 그리고 캐릭터의 완성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좀 능숙해졌다고 해야 될까? 솔직히 말하면 캐릭터 자체는 좀 허술했었어. 연기력이 좋았고 나빴고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면서 빌드업을 하다보니 캐릭터가 완성된 거야.
‘한사랑산악회’나 ‘05학번이즈백’의 캐릭터들이 완벽하게 느껴진 것도 그래. 시리즈 진행하면서 캐릭터들의 이쪽 면, 저쪽 면 다 보여주고, 이번 화에선 이렇게 했으니까 다음 화에선 저렇게 하고… 의 과정으로 만들어진 거지. 그래서 사람들이 시리즈 초반 에피소드 보면 ‘뭐야 이거, 진짜 그냥 시작했네?’이래.
나도 초창기에 봤던 사람으로서 얘기하자면, 시리즈가 처음부터 빵빵 터진 게 아니고 하다가 나중에 터졌잖아요.
시작하고 되게 나중에 터졌어. 그 뒤에도 콘텐츠는 비슷한 형태로 진행했는데, 채널이 널리 알려진 상태에서 대중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보게 된 거네. 그래서 예전과 조금 다르다고 느꼈나 봐요. 그러면서 캐릭터 연기를 안 하다가 ‘피식쇼’에서 본캐까지 꺼냈던 거지. 어떻게 보면 가짜 본캐지. 가공된 본캐까지 보여준 거야. 그건 우리가 사람들이 ‘부캐’ 플레이를 질려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 같아. 이제는 다시 돌고 돌아서 또 사람들이 연기를 보고 싶어 하는 거 같고.
형은 연기하는 거 어때요?
난 좋아. ‘뭘 또 해’ 이런 거는 없어요? 그런 건 없어. 그냥 캐릭터가 없을 뿐이지, 부캐를 다시 하기 좀 그렇다거나 그런 건 없어.
요새 행주를 짜도 잘 안 나오는 구나.
뭔가 회의를 했을 때, 멤버 셋이 ‘아!’ 하면서 나오는 게 있어야 되거든. 그동안은 계속 있었는데? 그치. 밈이 있든, 어떤 인물이 있든, 그림 하나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지금 너무 아무 것도 없는 0에서 뭔가 시작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나오는 게 없어. 예를 들면, ‘한사랑산악회’는 등산을 많이 하는 유행이 있었지.
거기에 가족이라는 코드도 있었고.
아니, 가족 코드는 처음에 없었어. 그건 나중에 입힌 거야. 그래요? 캐릭터를 가져올 때 각자 본인들의 가족을 가져온 게 아니었어요? 그게 하다 보니까 된 거야. 캐릭터 이름은 가져온 거긴 해. 민수는 아빠 따라 한 게 맞는데, 용주 형은 그냥 아저씨들 따라 한 거고 나도 초반에 되게 어사무사하게 연기했어. 이택조도 처음엔 없었고, 창호가 아저씨 연기하던 게 있었으니까 빌드업이 돼서 합류했던 거지.
말한 대로 100% 완벽하게 시작해서 가는 게 없었네.
전에는 그래도 그런 시작이 있었는데, 지금은 뭔가 힌트가 없어. 우리는 항상 무에서 유는 없었던 거 같아. 다 자그마한 씨앗이 있어서 거기에 물을 열심히 줘가지고 출발했던 거였지. 지금 딱 씨앗이 없는 타이밍? 지금은 화전(火田)을 했지. 우리 화전민이야.
롱런하는 사람은 그런 마음이 한번씩 오는 거 같아요. 침착맨 님도 얼마 전에 방송에서 할 게 없다 그러더라고요. 시청자가 ‘가벼운 일상으로 방송해주세요’ 말하니까 다 얘기해서 할 거 없다고.
우리는 이제 뭐 해야 하나. 최근에 너무 이거저거 많이 해서 새로운 걸 잠시 멈추자고 하기까지 했어. 지금 동시에 하는 게 ‘잘입재형’, ‘민댕이’, ‘용즁이’, ‘자동완성게임’ 이런 거 다 합치면 동시에 6, 7개를 하는 거라 수습이 안 되더라고. 그래서 다같이 모여서 콘텐츠 정리하는 회의를 했지.
그래서 탁구하는 거야?
나는 탁구 재밌는데. 탁구 나만 재밌나 봐.
어떻게 보면 올해가 또 새로운 페이즈의 시작이네.
그렇지. 다급하기도 하고, 차분하게 숨을 고를 때인 거 같기도 하고. 복합적인 거 같아.
요새 마음은 어때요? 본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잖아요.
너무 복잡해. 너무 컴플리케이티드(complicated)야. 너무 하는 게 많아서 그냥 빨리 다 처리했으면 좋겠어. 좀 단순화됐으면 좋겠어. 이거 했는데 결과값이 안 좋고, 저거 했는데 또 아닌 거 같고…(지금 하고 있는 수많은 콘텐츠들에 대한 얘기)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의 연장선이네요.
진짜 모르겠어. ‘잘입재형’ 하다가, ‘너드학개론’하다가, 공연도 올라오다가… 개판이야 개판. 예술가는 어려운 거구나.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거 나는 못해. 이게 예술인지도 모르겠어. 내가 예술로서 이걸 대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뭔가 아까는 확신이 있었던 거 같은데, 인터뷰 막바지 되니까 더 어려워진 거 같네요.
사람이 말을 하면 점점 이렇게 되는 거야. 결과물 없이 떠들기만 하면 스스로한테 신뢰를 잃어. 결과물을 만들어야 돼. 그래서 어디 나가서 내 본캐로 내 생각을 얘기하는 게 별로였다고 한 거야. 생각을 얘기할 게 뭐 있어? 그냥 사람들 웃기는 거 만들고 끝. 그거 말고 아무 것도 생각 안 하면 돼.
그럼 인터뷰도 여기까지 해야겠다(웃음).
더 물어봐도 돼. 사실 비즈니스적으로 이걸 보는 사람들을 생각하자면 ‘사실 코미디가 되게 가능성이 있고, 10년 전에 비하면 잘 된 거고 앞으로 미래가 기대되고…’ 이렇게 말하겠지. 그건 너무 사기꾼이잖아. 근데 사기꾼이랑 사업가는 종이 한 장 차이라잖아. 허황된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게 사업가인건데, 난 또 사업가는 아니야. 사업자 등록은 했어도 사업가는 아니거든. 나는 그냥 코미디언일 뿐이야. 잘 됐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는 코미디언.
그 꿈이 한창 뻗어나가다가 지금 조금 내려왔다.
이게 원래 가까이서 보면 잘 안 보이잖아. 지금 상황을 멀리서 본다고 생각하면 잠깐 주저앉은 걸 수도 있겠다. 지금 매수하는 게 타이밍일 수도 있겠어. 비트코인도 4년에 한 번씩 반감기가 온다며. 어떻게 계속 쭉 직선으로 올라가.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면서 우상향하면 되는 거니까. 지금은 어쨌든 절대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시기인 건 맞지만. 끝났나? 싶을 때 다시 올라갈 수도 있는 거지 뭐.
인터뷰가 끝나고 몇 달이 지난 지금. 재형은 담금질을 마치고 다시 스탠드업 무대에 서고 있다. 이전처럼 자주 공연을 하지는 못해도, 재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순수성이 궁금하다면 '서울코미디클럽'이나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를 살펴보시라. 그의 말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
*김동하 편으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