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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lee Dec 13. 2015

세상에 우연은 없다

04_생각지도 못한 일들 앞에서의 반응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처음 교회를 나가게 됐다. 

부모님이랑 어린  나이서부터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내가 내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했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예수님을 믿는다는 건  '신세계'였다. 


엊그제 성경공부가 끝나고 친구를 집에  바래다주는 길에 내 차와 반대 차량이 부딪히면서 사고가 났다.

크게 난 건 아니지만, 크게 날 수도 있었고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내 차량은 결국 패 차 되었고, 다행히도 나와 내 친구는 약간의 근육통 말곤 크게 다친 부분은 없었다. 

그 날, 한 치 앞도 못 보는 삶을 우리는 느꼈다. 그렇다고 평생 사고의 트라우마나, 두려움 속에 메여 살 수도 없는 노릇.  단지 한 치 앞도 모르는 내가 내 삶에 진짜 주인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보통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우연' 이었다고 단정 지어 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 어떤 일도 우연은 없으며, 엊그제 교통사고는 결코 우연에서 비롯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연" 뒤에 숨겨진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일을 경험하지 않아도, 오늘까지 살아온 날들이 결코 헛된 날들이 아니었음을. 그냥 지나온 시간들이 아니었음을. 


그래서 이번 교통사고는 나에게 우연이 아닌, 기회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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