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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lee Dec 26. 2015

같은 날, 다른 느낌.

05_서양의 명절, 성탄절.

대학 졸업과 동시에 2년 연속 이 곳 뉴질랜드에서 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과장되이 들릴 수 있겠지만 2015년 12월 24, 25, 26일이 이번 해 그 어느 날보다 바쁜 날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갔다.


성탄절은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로, 11월부터  크리스마스 준비에 한창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2월  부터는 거의 모든 매장에 세일 광고가 나가기 시작하며,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해진다. 그리고 백화점, 아웃렛, 대형마트에는 가족과 함께 나눌 선물과, 요리 재료를 구입하는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무엇보다 뉴질랜드에서의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의미가 크기에, 준비하는 시간은 그만큼 훈훈하고 따뜻하다. 


한 아빠는 세명이나 되는 자녀들과 함께 한 화장품 매장에 들려 이 향 저 향 맡아보며 향수를 고르는데 열심이었으며, 가족이 다 함께 주얼리 쇼핑을 즐긴다거나,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야 한다며 엄마와 함께 카드 쇼핑을 하는 꼬마 그리고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매장 앞에 앉아 와이프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남편 등 정말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한국에서는 12월만 되면 지나가는 연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쓸쓸해지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며 어떻게든 그 날을 특별하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이 곳 뉴질랜드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가족과의 시간임으로 오히려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의 12월을 보낸것 같다. 심지어 한국에 있으면서 가족과  선물 하나도 주고받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이 가족 같은 분위기가 너무 설레어 나도 이번엔 작은 이벤트로 가족에게 소포 하나를 보냈다. 


그리고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모든 매장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정말 고요하고 거룩한 날을 연상케 한다. 개인적으로 2년 전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날 공연을 보러 갔다가 휴먼 트래픽 잼에 걸려 고생한 날과 180도 다른.... 아주 조용한 크리스마스. 차가 한대도 다니지 않을 만큼, 그래서 도로 한가운데로 걸어 다녀도 되고 뛰어다녀도 되는 아주 특별한 FAMILY CHRISTMAS.


그렇게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오늘은 모두가 기다리던 12월 26일-'BOXING DAY' (폭탄 세일이 있는 날).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부터는 주차할 곳이 없어 맴도는 차부터 시작해 아웃렛을 비롯하여 세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리는 그런 날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안에서 특히 경험하기 힘든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날을 연상케 하는  '휴먼 트래픽 잼' 이었다. 


정말 앉을 곳 하나 없었던. 분주했던 12월 26일. 




                     그럼 저는 크리스마스날 뭘 했는지 따끈따끈한 사진을 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기를. 

 


성탄 예배가 끝나고 26일로 넘어가기 2시간전. 청년들끼리 드라이브를 갔다왔다. 마침 달도 보름달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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