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마지막으로 마셨던 게 언제였더라? 십 년도 더 된 것 같아. 어제는 흰 병이 예뻐 보여서 소주 일 잔, 그리고 맥주
아빠는 2주간 더 연습한 기타 연주를 선보였고 나는 내 그림일기를 보여드리고 내 브런치 글 <나보다 어린 엄마에게>를 낭독했다. 아빠는 내 긴 글을 귀 기울여 들어주었고, 다 읽고 고개를 들었을 때 눈가가 조금은 촉촉해진 듯했다. "잘 썼다. 우리 딸답네."라고 말했다.
며칠 전 꼬마의 영어책 읽기를 칭찬하고 꼬마에게서 내 그림을 칭찬받았던 것처럼 어제는 아빠의 기타 연주를 칭찬하고 아빠에게서 나의 글과 그림을 칭찬받았다.
한 톨의 체면이나 부끄러움, 겸손 따위를 가지지 않고 이것을 그렸고, 이렇게 썼다고 재잘거려도 되었다. 마냥 기특해하며 자랑을 들으면 들을수록 흐뭇해하는 존재 앞이니까.
그렇게 어린아이가 된 밤이었다. 어제는.
아빠는 지난번에 기타를 그렸던 그림일기와 글을 좋아했다. 인천님의 댓글 중 아빠가 귀엽다는 댓글을 읽고 좋아했다. "그만둘 수 없겠네. 계속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