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과 기력과 여유까지 있어야지 책이 읽히는구나, 새삼 느꼈던 3월이었다.
그래도 욕심에 도서관에서 부지런히 책을 빌려다 놓긴 했으나, 이 책을 쥐었다 얼른 다른 책으로 방황하였다. 마음에 쏙 들고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이 없었다.
종전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저 책도 읽고 싶어 넘어 다니던 날들과 다른 양상이었다.
텅 빈 문장들을 눈으로 훑어내는 기분이었다.
어제 펼친 책을 몇 장 넘기며
다시금 읽고 싶은 생각이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노트를 펴고 펜을 들고 문장을 받아 적었다.
이제야 체력과 기력이 조금은 회복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좀처럼 책이 안 읽히던 날들에 대해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슈크림라테와
따스한 봄햇살이 내리는 솔밭에 편 캠핑의자 위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해도 절로 책장이 넘어갔고
곁에 있는 짝에게도 몇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주고 싶은 낮이었다.
나에게 봄이 필요했었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