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그림일기]내가 좋아하는 색을 물으면,

2023.4.2

by 수수한



이야기를 따르고 싶은 날이 있고

그림을 따르고 싶은 날이 있다.

어제는 문득 패키지를 그리고 싶은 날이라 두리번거리다가 화장대 위에 있는 선크림을 그렸다.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색을 물으면

'올리브그린'이라고 말한다.

어릴 때 처음 좋아했던 색은 '연두'였다.

그때는 올리브그린을 몰랐으니까.

중학교 때 배웠던 '신록예찬'의 신록이 마음에 사묻혀, 아직도 여리여리한 잎을 보면 신록예찬의 네 자가 가슴에 먼저 떠오른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색은 연두에서부터 올리브그린 사이, 그 언저리이다.


주말에 보았던 버들나무의 잎색은 환상이었다.

지금의 버들나무 잎.

딱 내가 사랑하는 색이구나.

착하디 착해 보이는 색.


어떻게 딱 꼬집어 한 단어로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그 색을.

그런데 이따금 그 색을 만나면 마음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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