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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pr 07. 2023

[수수한그림일기]꽈배기의 행방

2023.4.6



우리 집 얇은 사람들 때문에

비를 뚫고 어둠을 뚫고 요가를 다녀온 엄마는

설탕 묻은 꽈배기를 먹었다고 한다.


한 입 앙 물고 씹으면서

오늘 이거 그려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그리는 동안 다 그리면 상으로 다음 입을 먹어야지! 하는 마음에 신나게 그리고

다음 입을 먹으면서 신나게 글을 썼다.

그동안 작은 꼬마는 신나게 꼬깔콘을 먹었다. 아삭아삭 대며.(이 아이의 먹는 소리는 참으로 먹음직스럽긴 하다.)


그리고 나는 양심대로 그다음 입은 먹지 않고 남겨두었는데,

지금 이 대목을 쓰면서 남은 꽈배기는 누가 먹었을까 문득 궁금해져서 짝꿍에게 물으니

역시 짝꿍이 먹었다고 한다.


우리 집 얇은 두 사람 덕문에

나머지 두 사람은 서서히 굵은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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