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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한그림일기]나의 봄의 점수

2023.4.11

by 수수한

봄이 시작될 무렵 비장한 각오를 했었다.

꼭 꽃을 보고 봄을 보내야지.

사실 이 비장한 각오는 봄을 보낼 때마다 아쉬워하며 하는 다짐이었다.

내년엔 꼭 꽃을 봐야지.


올해 봄꽃을 원 없이 보았는가,라는 말에 자신 있게 대답하지는 못하겠지만

순간순간 멈추었고 바라보았고 감탄했다고는 말할 수 있다.


다른 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꽃들도 보고

밤의 목련도 보았고

새로운 장소에서 봄을 맞기도 했고

봄다운 잉크를 들여 벚꽃도 여러 번 그렸으니

나의 봄의 점수는 반점 이상은 줄 수 있지 않을까.


봄은 짧디 짧은데 봄은 가장 바쁠 때이다.

그러니 점수를 더 후하게 주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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