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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pr 27. 2023

[수수한그림일기]책.합정과 망원 사이_유이영

2023.4.26

합정과 망원 사이_유이영>

1인 생활자의 기쁨과 잡음이라는 부제라니.

 나는 평생을 1인 생활자인 바가 없다. 미혼의 1인 생활자인 저자의 삶을 엿보자니 부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크고 작은 잡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쁨의 영역이 내심 부럽기도 하다.

자유로움.

이 단어의 깊이는 아이를 갖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여태 누리고 있던 삶이 자유였음을.


 자녀가 주는 기쁨도 크지만 때때로 어쩌자고 이 험한 세상에, 나같이 유약한 존재가 생명을 둘이나 낳았을까, 그 큰 책임감에 압도되어 막막하고 두려워질 때도 있다.

 내가 길렀다기보다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나는 나대로 우리의 삶에 적응해 나가고 아이들은 커간 느낌이다.

 

 그러나 역시 가보지 않은 길인 자녀가 없는 삶에서 나는 또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그곳의 나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생각하며 또 다른 공허함을 느끼고 있을까.


1인 생활자라고 모두가 저자와 같은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각인각색 저마다 자신의 모양과 색채를 가지고 살아갈 테다.

1인 생활자였을 나를 상상해 보면 저자처럼 할 부분도 그렇지 않을 부분도 보이니까.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혼자라면 좀 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남들과 똑같게 살지 않아도 되는 용기. 더 창의적으로 살아도 되는 용기.

그러나 역시,

그것은 몇 인 생활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똑같지 않게 살아도 두렵고,

닮게 살려고 발버둥 쳐도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인가 두렵기는 마찬가지일 듯하다.

 더 자유롭지 못하고, 더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든든한 방패로 자녀를 두고 있는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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