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그림일기]젖은 채로 살고 있는 일상

202.7.28

by 수수한





그림일기를 매일 그린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간혹 하루를 빠뜨린 날들을 다 모아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는데, 최근에는 그날들을 모은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놓아버렸다.

작년 마지막날이었던가. 매일 그릴 수 있었던 날들에 감사했다. 그릴 수 있는 여력이 있었던 안온한 날들의 증빙이므로.


언젠가 그리기 힘든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으나 이런 일과 이유일지는 당연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억지로 마음과 기력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두었다. 슬프고 싶은 대로. 화나고 싶은 대로. 기운이 없고 싶은 대로.


관성의 힘을 여실히 느꼈다.

하던 것을 계속하려는 힘과

하지 않는 것을 계속하지 않으려는 힘을.


나는 새롭게 하게 된 것은 친히 맞이하고

하지 않게 된 것은 마음 한 구석에 이제는 해야 하지 않을까 소곤거리며

관성의 힘을 다른 방식으로 이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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