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선 작가는 5년까지 육아일기를 썼다가 스무 살에 주실 결심으로 두 아이의 육아일기를 써오셨고, 마침 노트 표지에 적힌 이름이 빅토리 노트였는데 이 이름이 책 제목이 되었다. 이 운명 같은 노트 이름이란!
앞부분은 빛바랜 노트의 사진과 그대로 옮겨놓은 글, 이 글에 대한 두 작가의 소회가 남겨있고
뒷부분은 이옥선 작가의 에세이 몇 편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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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10년 먼저 내시지..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흑.
읽으며 오갔던 나의 생각은,
두 아이에게 각각 5년간 일기라니 정말 대단하시다.
이 책을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읽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매일을 쓰지 않아도 이렇게 보석 같은 기록이 되는구나! 글씨를 갈겨써도 이렇게 보석 같은 기록이 되는구나!
그러니 '매일'과 '예쁜 글씨'의 압박에서 벗어나도 되었을 것을.
나도 간간히 적어둔 아이들에 관한 일기가 있지만 두 아이의 이야기가 서로 섞여있고, 내 '일기'이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았고, 여러 노트와 온라인을 전전하며 쓴 산재된 기록이라 전달이 불가하다. 아 아쉬워라.
그럼에도 가끔 읽어주고 싶은 부분만 쏙쏙 뽑아서 읽어주면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한다. 제가 이만큼 사랑받은 존재라는 것을 확인받아서이리라. 과거의 엄마가 남겨준 글은 타임캡슐이 되어 지극히 어여뻐한다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더불어 자신은 절대 알 수 없는 어린 시절의 귀여움을 문장을 통해 단단하게 확인한다.
사진과 글은 다르다. 분명 다르다.
나도 잊고 있었던 것을 글은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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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서 읽은 소회는 이러했고
김하나 작가보다 어린 나는
아가아가한 김하나를 바라보며
아가아가한 수수한을 떠올려본다.
나 또한
이토록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였겠지하며.
수시로 나오는 이옥선 작가의
'귀엽다'부분은
무엇을 담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나도 엄마니까.
사랑스러워 어쩌지 못하겠는데 그 마음을 다 담을 언어의 비약함을 어쩔 수 없이 수긍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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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는
다 큰 딸과 엄마의 모습이 몹시도 부럽다.
사실 나는 책을 전혀 읽지 않은 부모 아래 자란 지독한 책벌레였던 아이였다.
(이옥선 작가님이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인다고 아이가 책을 읽는 건 아니라고 적으셨는데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ㅎㅎ)
우리 부모님의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러 부분이 있지만 사실 아쉬운 점은 이런 부분이기도 하다.
대신 우리 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나와 책 이야기를 나눌 책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꿈은 자주 꾼다.
두 분의 모습이 내가 꿈꾸는 모습의 한 조각이기도 하다.
☝️아가를 준비하거나, 출산을 앞두시거나, 아가가 어리신 분들 강추합니다.
지금 이 책을 만날 여러분이 몹시도 부럽네요.
출산선물 1순위라고 생각합니다만.
물론 엄마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도 추천해요.
우린 모두 누군가의 자녀니까요.
우리의 일기는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이런 시절이 있었던 귀여운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