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을 채우기
하루로부터 만족감 채우기 :
나는 숲과 나무, 비가 내린 뒤 선명해진 녹음을 좋아한다.
언제부터 그런 것들이 좋아지는지 모르겠지만 때를 잊고 마음속에서 무성히 자라고 있다.
예전에는 정적인 것에서 "힘이 느껴진다"라는 말이 도통 이해가 안 갔지만 시간이 겹겹이 쌓일수록 묘하게 그 말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가만히 나무나 숲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묵혀왔던 갈증들이 해소되고 뿌옇게 쌓아왔던 목표는 빛과 녹음을 삼켜 선명하게 놓인다.
회사 생활 중 한참 에너지가 없고 무기력함을 느낄 때 '감사 일기 적기'라는 것도 실천해보았다. 하지만 감사 일기보다 직장 상사 성격 관찰 일지로 바뀌어 적던 것을 내려 놓았다. 혹여나 산책할 겸 공원을 혼자 걷게 되면 한 명, 두 명씩 마주쳐 네명이서 회사로 돌아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나는 늘 내가 긍정적이고 스트레스는 금방 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냥 상처 받았던 기억 자국에 술을 엄청 퍼부어 기억을 잃음과 동시에 소독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감사 대신 만족할 만한 작은 것들을 채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단순한 일이었다. 나무나 풀이 나오는 곳까지 엄청 걸은 후 가만히 시간을 죽이고 있으면 옅은 만족감이 퍼진다.
그다음부터는 방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다. 온갖 나무향나는 향수부터 (이솝 테싯이나 휠을 추천한다) 인센스 스틱등으로 방안을 채워 넣었다, 지금은 방안이 전라남도 장성 편백나무숲인지 분간이 안되지만 생각보다 만족감은 높았다.
환경이 활기를 띄우자 조금의 에너지가 생겼다. 그 에너지로 헬스장을 등록했다. 순전히 내 지갑의 의지와는 반대로..
이제는 어느새 걷는 게 취미가 되어 공부 후 무작정 피톤치드를 느끼러 걷는다. 왜 가는 곳마다 사람보다 벌레가 더 많은지 모르겠지만 무섭고 평화로운 양면적인 감정이 든다.
장난감 차는 모터를 갈아끼면 새 차가 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분명한 건 작은 만족감들이 모여 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꽃과 나무를 가까이서 찍으면 나이가 든 거라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멀리 찍고 있다..
작은 것에 대한 기쁨을 계속 쓰다 보면 어느새 금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300일은 써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