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어느 일요일 자습을 하려고 학교로 가는 길에 금빛 나는 성경 책을 들고 환한 미소를 띠며 걸어가는 한 친구를 보았다.
그게 얼마나 부러웠던지?
그 후 서점에서 성경 책을 구입하고 교회 다니는 같은 반 친구에게 나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안드레 미팅'이라는 생소한 전도 초청잔치에 가게 되면서 지금껏 크리스천으로 살아오고 있다.
여러 교회를 거쳐 지금의 교회를 다닌 지 거의 20년이 되어 간다. (그 사이 9년 정도 다른 교회를 섬긴 기간을 포함해서)
처음 교회 의자에 앉아 기도하는데 눈물이 그냥 쭈르륵 흘러내렸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교회 근처에 살 때 아이들과 어머니를 모시고 40일 새벽 기도를 빠짐없이 드린 적이 있었다.
중삼층 끝까지 교인들로 가득해서 맨 끝 그 틈새로 아이들을 안고 고 하용조 목사님의 설교를 서서 들었던 기억도 난다.
그렇게 고 하용조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고, 목사님은 병중에도 은혜로운 설교를 쉬지 않고
해 나가시다가결국 2011년 8월 2일
그 사명을 다하시고 평안하게 소천하셨다.
올해 목사님의 12주기를 맞아서 8월에 읽기 시작해서 10월에 끝맺음을 한, 나의 부족한 영성을 틈틈이 다시 어루만져 준 책 하용조 목사님의 <예수님은 생명입니다>.
'믿음이란 보지 않고 듣지 않고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믿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병이 낫기를 기도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믿음입니다. 병이 낫는 것만 반드시 믿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의지대로 인생이 홀러 가지 않아도 그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