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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협 Jan 17. 2024

#민이언 작가

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큰 아이 초등학교 시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거의 끌려가다시피해서 본 적이 있다.

별 기대 없이 갔는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빠져들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그 후 아이들과 동경 여행을 하면서
지브리 스튜디오에 들러서
이런저런 구경을 하기도 했다.

거기에 멈춰 있던 나에게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다시 보게 한 책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찐덕후인
민이언 작가의 <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엑스트라처럼 주눅 들어 살고 있는 나에게
'당신이 주인공이에요!'라고 용기를 준,
타자의 삶도 그래서 존중해야 함을 알려준 고마운 책이다.    
 
나는 지금 <미래소년 코난>을 다시 보면서
방전된 나의 동심을 조금씩 충전하고 있다.     

◆ 책 읽다가 날것 그대로 쓰다  

'흐림 없는 눈으로 보라(p5)' - 맑은 눈을 이렇게 표현하니 더욱 그 중요성이 느껴진다. 미세먼지가 기성을 부리는 요즘, 내 마음마저 흐려지기 싶다. 첫 문장이 마음에 콕 하고 박힌다!

'유년 시절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한 편이 인생작... <미래소년 코난>(p7) - 중학교 시절. 다음을 기다리는 그 한 주를 길게 느끼게 한, 나에게도 인생작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이다. 하야오가 이어주는 민이언 작가와의 만남도 기대된다.

조금 전에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를 30% 정도 보다가 다시 서재로 와서 앉았다. 이 책이 하야오의 작품을 이렇게 보게 만든다. 좀 더 친근하고 더 집중력 있게.

''정'으로 해결되던 사회적 문제들에 비용이 들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점점 경제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커뮤니티도 개인주의적 성향의 집단으로 변해 간다.(p82)' -  정이라는 자리에 돈이 들어가면서 모든 것을 그것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강박에 점점 시달리는 시대. 경제적 관점이라는 포장된 말속에 세상은 더욱 매정해지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동심이 그리운 나 그리고 이 시대!

- 헤리의 반려책 이야기

하야오의 주제 중 하나가, 다수의 담론에서 벗어나 너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몰려들어 경쟁하듯 달려간 곳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을망정, 행복은 없다잖아. 자신이 가야 할 길, 자신이 있어야 하는 곳,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 그 유일한 세계의 입법자가 되는 일... (중략)

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개개인의 이야기는 다 나름의 이유를 지니고 있다. 적어도 그것이 관습과 담론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정말 당신이 주인공인 이야기인가를 하야오는 묻고 있다.

- 민이언의 <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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