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목사님의 신간 <예수께 기도를 배우다>를 앞에 두고 이런 질문이 떠오르면서 스스로를 돌아 보았다.
기도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신앙의 선배들도 묵묵히 기도하는 모습은 보여주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진 않았던 것 같다.
신앙의 연수가 차오르면서 이런저런 기도에 관한 설교나 책들을 통해 스스로 배운 게 다다.
그러다가 몇 해전 기도가 간절한 때가 있었다. 예수님이 가르쳐 준 기도문이 가장 최선일 거라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예수님을 처음 믿으면 필수적으로 암송하게 되는 주기도문. 나도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해서 외웠었다. 그 의미를 제대로 배운 적도, 새겨 본적도 없이...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설교나 책을 통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이전보다는 좀 더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기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덕분에 Menbership Only, 기도의 특권을 회복하고 있다.
'주기도문은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P18)
◆ 책 읽다가 날것 그대로 쓰다
이 책 역시 한 번은 편하게, 또 한번은 진하게 읽고 있다. 지금은 진하게 읽는 시간이다. 이번에는 노트 외에 노트북도 동시에 두고 읽는다. 이것도 첫 경험! 나는 노트가 더 편하다. 자판을 잘 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강하게 다가오는, 나누고 싶은 몇은 노트북에 바로 담아 보려 한다. 두 번 읽는 것으로 바꾸니 이게 가능한 것 같다.
'안타깝게도 주기도문만큼 오용되는 기도문도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입술로 암송하지만 기도로써 드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기도문이 순교당하고 있다'(p18) - 나도 오랜 시간 이렇게 했었다. 자동으로 나오는 AI의 영혼 없는 대답처럼. 회복해야 한다. 주님이 직접 가르쳐 주신 이 기도문을. 주기도문에 대한 몇 안 되는 책을 읽었지만 이보다 더 쉬우면서도 의미 깊게 풀어 준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주기도문에 비추어 우리의 기도를 살펴보지 않는다면 이기적인 기도, 아주 폭이 좁은 기도의 단계에 머무를 위험이 큽니다... 나, 나, 나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하게 됩니다.'(p48) - 나의 기도 내용을 돌아본다. 나름 배운 것이 있어서 나라, 교회와 타인을 위한 기도부터 한다. 기도의 양으로 보면 70% 정도 되는 것 같다. 가족과 나의 기도는 그 뒤에 한다. 내 마음의 90%는 여기에 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건우 목사님의 말씀대로 나의 울타리를 넘지 못하고 있는 자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이후부터 나의 기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주기도문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기도의 문을 열고 있다. 의도적으로 이렇게 계속해 보려 한다. 주님이 가르쳐 준 기도를 통해 하나님 나라 백성에 걸맞은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혼자 하는 것이 휠씬 빠르고 편하실 텐데, 우리와 함께 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에 참여하는 기쁨을 주시려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도입니다.'(p70) -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실 텐데. 기도할 이유가 있나?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기도를 그분은 원하신다. 나를 동역자로 보시는 것이다. 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감사로 기도드릴 이유다.
'영적으로 성장했다는 증거는... 하나님이 이전보다 더 커 보이는 것.'(p84) - 40대 중반 고향 부산에 방문했을 때다.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돌다가 마주친 초등학교 입구. 그 안으로 들어가 보니 모든 것이 미니어처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작았다니? 놀라며 둘러보았던 기억이 난다. 나의 육적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영적 성장은 이와 같지 않다는 이 문장에 순간 멈칫했다. 직장 상사가 하나님보다 더 크게 보였던 그때 그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하나님보다 크게 느껴지는 것이 이제는 없는가? 쉽게 예라고 할 수 없는 나를 고백한다. 주기도문을 지속적으로 기도로 드려야 할 이유다.
'왜 우리는 날마다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해야 할까요? 아무리 경건하고, 많은 훈련을 받고, 신앙의 경륜이 깊다고 해도 죄를 짓지 않은 채로 하루를 살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p148) - 죄에 자유로운 자가 없구나. 이미 죄사함을 받았지만. 날마다 세수를 하듯이 회개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이런 회개가 쌓여갈수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더욱 깨닫게 된다. 감사드립니다. 주님!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주기도문은 이런 우리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 주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를 드림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삶의 목표를 날마다 재정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기도는 우리의 삶과 인격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다운지 아닌지를 돌아보게 만들어 줍니다. 주기도문은 우리를 비춰 보고 옷매무새를 고치게 만드는 거울과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한 번쯤 이 기도를 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에게 그 습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p248-9) - 아멘! 아멘!
- 헤리의 반려책 이야기
팀 켈러(Tmothy J. Keller)는 말합니다. 현대는 가히 기도 부재의 시대라고 말할 만하다. 과거 그 어느 시절보다 기도하는 사람이 없다.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추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문화에 젖어 사는 크리스천들이 홀로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만일 의사가 당신에게 매일 밤 11시에서 11시 15분 사이에 어떤 약을 먹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당신은 절대 그 시간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핑계도 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도를 그렇게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 (p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