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가의 책 읽기 11>(25-7)
나는 산을 좋아하지 않았다.
안산 자락 밑으로 이사를 온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작년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안산 자락길을 매주 3~5회 정도
꾸준히 걷고 있다.
이렇게 산이 좋아지게 된 것은
건강도 챙기면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육이 강건해지는 '산책 예배'가
매일매일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집을 나선다.
간단히 기도하고,
헤드폰으로 설교 말씀을 듣는다.
산행을 시작한다.
나름 정해둔 반환점에 다다르면
설교가 끝이 난다.
내려오면서 기도와 찬양을 드린다.
이전에 설교나 책으로 만난
목사님들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
설교를 자주 듣다 보니
이분들의 책이
또 읽고 싶어졌다.
그분들 중에 이번에는 김병삼 목사님을
<일상의 결정들>(2022)에서 다시 만났다.
성경에는 일상의 세밀한 것까지
일일이 말해 주지 않는다.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진 나에게는
무엇이든 결정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이런 나에게 목사님은
초대교회의 기록이 담긴
사도행전 속에서 12가지 결정 사례를 들어,
깊은 영성으로 구체적인 일상의 사례로
쉽게 풀어 주셨다.
'우리는 결정하는 일을 참 힘들어합니다. 오죽하면 결정 장애'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왜 그럴까요? 결정의 결과를 알기 어렵고, 그 결과를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결정도 정답은 없다!" 단지 그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하나님 앞에 씨름하며 순종하는 선택만이 있을 뿐입니다. 진정한 순종이란 결과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옳다고 생각하기에 행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삶에서 내리는 결정이 하나님 앞에서 우리 인생을 복되게 하기를 바랍니다.'(p6,11)
◆ 책 읽다가 그 몇을 쓰다
'언제나 그렇듯이 '기다림'이란 대상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좌우됩니다.'(p18)
- 얼마 전에 전자레인지로 밥을 짓는 저당 밥솥을 쇼핑몰에서 구입한 적이 있다. 계란찜도 된다고 해서 레시피대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 열어 보니 계란찜이 밥솥을 뚫고 튀어나와 있었다. 밥솥에 변형이 일어난 것이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그 처리를 기다렸다. 잘 해결될 수 있길 기도도 드렸다. 곧 답을 줄 거라고 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자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전화를 했다. 고객센터 직원이 마침 통화하는 중에 제조업체에서 답이 왔다고, 반품 처리 가능하다고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되는 건데 그새를 못 참고. 이번에도 쯧쯧쯧. 고객센터 직원을, 기도까지 해놓고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나의 조바심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외에도 일생 생활 도처에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내가 앞서 행하려 하는 교만과 조바심이 가끔 나타난다. 이럴 경우 하나님에 대한 내 믿음이 떨어진 것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것을 깨닫고 즉시로 회개하자. 묵묵히 기다리기. 지속적으로 내가 하나님께 훈련을 받아야 할 부분이다. 주여! 도와주옵소서!
'부르심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갈등을 유발하지만 순종은 그 갈등을 해소합니다.'(p112)
- 하용조 목사님이 소천하시기 몇 해 전의 일로 기억한다. 초등부 학생들이 교회 공간이 부족해서 계단까지 나와서 성경공부를 한다고, 이를 위해 교회 옆에 있는 골프 연습장을 매입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셨다. 나는 대형교회가 계속 건물을 짓는데 투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고(사실 헌금을 내지 안으려는 내 본성의 핑계거리였지만), 집사람은 그래도 헌금하는 것이 좋겠다 했다.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 우리 부부만 그랬을 리 없었을 것이다. 하 목사님은 이런 정황을 파악하셨는지 그다음 주에 40일 새벽 기도를 해보고 결정하자고 하셨다. 그 후 나는 헌금하기로 했다. 내가 드리고 있는 예배당 건물과 자리가 누군가의 헌금과 헌물로 지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핑계가 감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이 말씀처럼 순종은 갈등을 해소한다. 이런 체험을 하고도 여전히 즉시 순종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기 합리화를 먼저 하려 한다. 주여! 용서하시고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베드로와 고넬료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해진 시간에 기도했습니다.'(p130)
- 이 말씀은 조금 불편했다. 그냥 흘러 보내고 싶었는데 자구 일상 중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은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을 내 편의대로 들쭉날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 중에 정해 놓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은 아침 Q.T.와 기도, 오후 산책 예배 그리고 저녁 성경읽기다. 이 중에 특히 Q.T.와 기도 시간이 자꾸 흔들리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 다닐 때는 새벽을 쉽게도 깨웠는데, 이제는 아침도 제대로 깨우지 못하고 있다. 좋은 습관이 무너진 것 같다. 이 글을 쓰기까지 며칠을 신경 쓰면서 정해진 시간을 지켜보려고 했는데 아직 여전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이것을 이제 불편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베드로와 이방인 고넬료의 만남은 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꾸준히 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기도드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었다. 감사하다.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알람을 정하고 설정했다. 매일매일 도전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습관으로 다시 굳혀질 것이라 믿는다. 파이팅 w. JESUS!
'가야 할 곳이 어딘지를 알고 있으니 두렵지 않습니다!'(p242)
- 크리스천은 어쩌면 인생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두려움에서 벗어난 존재인지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다. 위의 문장은 암이 온몸에 전이가 되어 난감한 상황에 처한 한 장로님의 고백이다. 나의 고백이 되길 원한다. 내가 가는 길에 신실하신 주님은 가까운 곳은 등불로, 궁극으로 이를 곳은 빛으로 날마다 인도해 주신다. 그러니 믿기만 하고 가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시로 두려움과 근심이 찾아 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 믿음의 측도가 된다. 사탄은 수시로 이런 영적 평안을 깨려고 한다. 작은 일도 침소봉대로 만들어 현실의 문제에 질질 끌려다니는 나를 보고 싶어 한다. 다시 자신의 종이 되면 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유혹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제대로 넘어지는 나의 연약함을 어제도 보았다. 이 순간 사탄은 '그 봐! 너는 안돼!'라고 가스라이팅 한다. 좌절과 절망감이 점점 깊어지고,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은 암흑이 찾아온다. 특히, 하나님과 교제가 단절되었다는 불안감은 사사로운 일까지도 가시가 되어 근심거리로 여기게 된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시간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어차피 다시 주님께 나가야 한다. 그 방법 외에는 없는데도 버티려고 한다. 염치가 있지라는 핑계 같은 교만으로. 가능한 한 빨리 인정하고 주의 보혈 앞에 나아가 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다시 걷기를 시작해야 한다. 순례자의 길을. 신앙의 회복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온누리교회 2025년 표어가 '주 예수여, 오시옵소'이다. 주님의 재림 소망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현실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야 할 곳이 분명하다가는 것을 믿는 그 크기를 키워나가는 나날로 채워가고 싶다. 주님 함께해 주실 줄 믿습니다. 아멘.
- 헤리의 반려책 이야기
#헤리 #반려책이야기 #책을좋아하는사람 #책좋사 #책스타그램 #느림의독서 #반려책 #김병삼 #일상의결정들 #두란노
linkmix.co.kr/herius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