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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작가(목사) 2

<영성가의 책 읽기 13>(25-19)

by 백승협

여행을 가면

사진밖에 남지 않는다며

인증샷들을 남긴다.

책으로 작가를 만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기록들을 남기려 한다.


작년 여름

김건우 목사님을

<예수께 기도를 배우다>(2024)로

처음 만났던 그때의 기록을

지금 다시 읽어 보고 있다.


'예수님을 처음 믿으면 필수적으로 암송하게 되는 주기도문. 나도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해서 외웠었다. 그 의미를 제대로 배운 적도, 새겨 본적도 없이...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설교나 책을 통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이전보다는 좀 더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기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덕분에 Menbership Only, 기도의 특권을 회복하고 있다.'(나의 블로그 <#김건우 목사, 250813> 중에서


이제는 기도할 때마다

주기도문을 잊지 않고,

묵상하듯 되새겨 본다.

성령님이 나의 필요에 따라

때로는 전체를 또는 일부를

조명해 주시고

기도하게도 하신다.

여전히 암송하듯 넘어가는 때도

꽤 많다.


기록은 말한다.

다시금 나의 기도를 점검하라고,

'안타깝게도 주기도문만큼 오용되는 기도문도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입술로 암송하지만 기도로써 드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기도문이 순교당하고 있다... 주기도문은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P18)


봄꽃이 피고 지는 것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여름이다.

거의 일 년 만에 김건우 목사님을

또 만났다.


<예수께 진정한 복을 배우다>(2025)라는

따끈따끈한 자신의 신간을 들고 오셔서

잠들기 전에 15일 동안 매일 1장씩

깊은 영성으로 풀어주셨다.


지난 만남에서는

'주기도문이 순교당하고 있다'라고 하신 목사님이

이번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복에 대한 생각에

대대적인 '교정작업'이 필요하다고 하신다.


참, 영성가를 만나는 시간을

매일 잠들기 전으로 정했다.

스마트폰이 자꾸 단잠을

방해하고 있어서다.

그 첫 습관의 매듭을 김건우 목사님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인생의 의미를 찾기 어렵고 바라보고 달려가야 할 푯대도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이런저런 유희와 쉼을 추구해 보지만 마음의 헛헛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뜻하신 복된 삶을 회복해야 합니다. 자연스레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진정한 복, 팔복이 마음속에 떠올랐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주님께서 친히 가르치신 진정한 복을 배워야 할 때이며, 다시 묵상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p10, <저자의 말> 중에서)



◆ 책 읽다가 그 몇을 쓰다


. 소유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것을 잃는 순간 불행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심령이 가난함으로 복된 자가 된다면, 누가 그 행복을 빼앗을 수 있겠습니까? 이기고 빼앗는 데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경쟁에서 밀려날 때마다 불행해질 것입니다... (p26, <프롤로그> 중에서)


- 이 책을 잠들기 전 매일 1장씩 읽었다. 지난번 김건우 목사님을 만난 이후, 기도할 때마다 주기도문으로 시작한다. 묵상하듯 되새기면서. 이번 만남으로 차곡차곡 쌓인 팔복의 말씀은 나를 위한 기도에 더하여 간구하고 있다. 예수님이 가르쳐 준 복을 따라 사는 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일상의 면면에 왜곡된 복의 개념과 이에 따른 사회구조가 상상이상으로 깊게 뿌리 내려져 있다. 돈 없는 서러움을 알기에 돈만 있으면 된다는 배금사상은 연일 상한가다. 각자도생, 소유를 불리기 위해 돈 잘 버는 방법에 촉수를 세우고 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온갖 SNS는 달콤한 유혹을 한다. 그것이 진짜라면 세상 온천지에 알려주겠는가? 그들의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천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더욱이 예수님이 이미 알려 주신 복들을 날마다 묵상하고 되새겨야 한다. 그것을 두고 기도드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확정성', '백세시대'...라는 말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조장하고 자족을 모르게 한다. 끊임없이 소유하기 위해 오늘을 불만족하며 살아가게 한다.

그러기에 크리스천은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그 정체성을 되새겨야 한다. 예수님이 이미 알려주신 팔복의 사람이 되기를 위해 매일 매 순간 힘써야 한다. '주여! 주님께 합한 자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 진짜 은혜는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우리에게 임합니다.(p45)


-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들이 그어 놓은 금지선 넘어의 세계에 빨리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에 월반이나 조기 졸업 같은 것은 없다. 조금씩 떨어지는 모래시계처럼 시간이 쌓여가는 것을 오롯이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른이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교회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하나님의 인도로 부산에 있는 한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그곳은 내 신앙의 뿌리가 되어 주었다. 선배들이 보여주는 신앙을 흉내 내보기도, 장로님들이 강대상에서 대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기타를 치면서 찬양하는 인도자처럼 기타와 노래를 유창하게 하고 싶기도... 했다. 어른이 되어서는 어딘가 나의 신앙을 폭발적으로 만들어 줄 곳은 없나? 고민해 보기도 했고, 혹시나 그런 곳에 가서 갑자기 변하는 나를 만나기가 두려워 꺼려 하기도 했다.

이제는 안다. 영적인 한탕주의는 없다는 것을. 지루해 보이는 매일의 루틴이 답이라는 것을. 오늘도 말씀 묵상, 기도, 산책 예배, 성경 읽기, 영성가 만나기(경건 서적 읽기)로 주님과 동행하는 이것이 기적임을 깨닫는다. 이 축적의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할렐루야!



. "먹는 게 남는 거다"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사람이 남는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귀한 사람을 만나 교제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참으로 소중하고 감사한 일임을, 나이가 들수록 더욱 절실히 느낍니다.(p113)


- 이 말씀을 다시 되새겨보면서 어제 만난 두 사람이 내 인생에 그런 사람들이구나, 하며 그들을 떠올려 본다.

한 사람은 직장 동료로 만나 동년배여서 친구가 된 이다. 현재는 어느 회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기존 사업의 한계성을 느끼고, 신규 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신이 없이 바쁠 텐데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안부 전화를 먼저 준다. 한 달에 한 번은 집에 콕 박혀 있는 나를 불러내서 식사를 대접해 주기도 하고, 헤어지려고 하면 뭐라도 챙겨서 주려고 하는 고마운 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내 곁이 되어 주는 소중한 존재다.

또 한 사람은 20여 년 전부터 직장 일로 알게 된 후배다. 영업을 하던 친구인데 그 당시 키도 크고 잘 생겨서 영화배우를 보는 듯했다. 일도 깔끔하게 잘 처리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신뢰가 계속 쌓여갔다. 그렇게 인연은 이어졌다. 어느 날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둔다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고깃집을 차렸다는 연락이 왔다. 몇 번 방문을 하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여서 감사함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한 적이 있다. 그가 프랜차이즈를 꿈꾸며 2호점을 열려고 하는 그때 불청객 코로나가 세상을 덮쳤다. 견디고 견디다가 결국 사업을 정리해야 했다. 내가 퇴사하기 직전에, 재기하기 위해 이전에 했던 아이템들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해 보겠다며 찾아와서 인사를 나눈 것이 거의 4년 전의 일이다. 그 후 전화로만 안부를 물으며 서로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는데 어제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두 사람과 식사와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헤어지기 싫을 정도로 좋았다. 이 아쉬움을 아는지 후배가 다음 주에 저녁 한번 대접하겠다 해서 날짜와 장소까지 그 자리에서 정하고 헤어졌다. 이들은 아직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지만 더욱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온유하지도 않는데 이런 좋은 사람들을 주시다니 이 또한 은혜임을 깨닫고, 하나님께 감사 찬양드린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좋은 사람들 역시 하나님이 주시는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사람을 기업으로 얻게 됩니까? 온유한 자입니다.'(p113)



. 아무리 명문 대학을 나오고... 고급 저택에 살아도 그의 마음이 청결하지 않으면 썩은 음식이 들어 있는 냉장고와 같습니다... .마음이 청결하게 되는 일은... 한 번에 되지 않습니다... 매일 닦아 내야 하고, 날마다 예수님을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살필 것입니다.(p188,193,211)


- 어릴 때부터 복. 복. 복. 을 기원하는 어른들을 바라보며 자라왔다. 복받았네,라는 말이 어떤 때에 사용되는지를 자라면서 알아가게 되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지금까지도 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현세적인 이익―예를 들어 건강, 부, 자식, 성공, 장수 등―을 위해 신(神)이나 초월적 존재에게 기도를 하거나 제사를 지낸다는 그 '기복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기도 내용을 보면 안다. 기복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나름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위해 기도드린다고 폼은 잡고 있지만 솔직히 내 문제에 더 간절하게 구하고 있는 것을 수시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작은 문제에도 쉽게 마음이 흔들린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팔복은 다 마음에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흔들리는 마음을 당연하게 여겨 왔기에 어쩌면 팔복의 말씀은 천국 가서나 이루어질 이상향으로 치부하며 애써 외면하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하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신앙의 성장을 바라면서도 여전히 젖병을 물기를 좋아하는 나를 본다. 영적 어린아이에서 안주하고 있는 나를 반성하게 된다.

다른 방법은 없다. 한방은 없다. 본향에 이르기까지 내 마음의 때를 살피고 닦아 나가야 한다. 주님이 친히 나에게 처방해 주신 이 주신 팔복의 말씀을 매일 매 순간 묵상하듯 기도드리면서 복용해 갈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쉬워지는 순간까지 시도하고 반복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쉬워집니다.'(p234) '주님 도와주옵소서!'


- 헤리의 반려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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