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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렙백수 윤준혁 May 07. 2019

01 발표를 완벽히 망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

#프레젠테이션 #대학생활 #발표 #팀프로젝트

  피티나 발표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필요 이상으로 긴장을 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의 잡담은 어렵지 않게 주도하지만 발표 자리에만 가면 목소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을 더듬거리거나, 머리가 하얘지고 만다. 그리고 곧 그런 경험은 트라우마로 바뀌어 발표 기회만 주어지면 손이 저릿한 긴장이 찾아온다.


  이런 정서적 불안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완벽주의'성향 때문이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을 때의 강박과 이것으로 인해 발표를 망쳤을 때를 가정하는 것이 긴장을 가져오는 것이다. 



John Chambers, Chairman of CISCO


  프레젠테이션으로 유명한 CISCO 회장인 존 챔버스는 연설을 하기 전에 직접 원고를 쓰고, 어디서 말을 할지, 시선은 어디로 할지 심지어 물은 어디서 마실지도 꼼꼼히 계획한다. 그리고 수차례의 리허설 끝에 노트를 볼 필요도 없이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완벽해 보이는 존 챔버스도 계획한 내용의 70%만 달성하더라도 성공적인 스피치라고 말한다. 이것은 발표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이면서 동시에 오히려 과하지 않은 완벽함이 성공적인 스피치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발표를 완벽하게 준비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발표를 망치는 요소들은 공부해 놓을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발표를 망치고 싶다면 꼭 이대로만 하기 바란다.




1. 말을 최대한 길게 해야 한다

  교장선생님의 긴 훈화 말씀이 흔한 개그 소재가 되는 이유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는 상대방이 길게 말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가 간결하고, 명쾌하고, 정확하게 필요한 말만 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는 있지만 중요한 자리일수록 긴장해서 장광설을 늘어놓게 된다.

  반대로 긴장하지 않더라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많은 청중 앞에서 발언할 기회를 얻으면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등의 표현과 함께 영원히 끝나지 않은 연설을 한다. 발표를 망치고 싶으면 청중이 너의 연설을 음미한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길게 하면 된다.



2. 어려운 말을 최대한 활용하라

  전문적인 용어를 써서 어렵게 설명하는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오히려 어려운 내용도 초등학생이 이해할 만큼 쉽게 설명하는 사람들은 듣는 이의 마음을 살 수 있다. 예를 들면 "저희의 제품에 대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충분히 어드바이스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표현은 "저희 제품이 고칠 점이 있다면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로 간결하게 말할 수 있다. 발표를 망치고 싶다면 네 머릿속에 있는 지식이나 뽐내다 들어오면 된다.


3. PPT에 모든 것을 걸어라

  많은 사람들이 발표의 임무가 주어지면 먼저 'PPT는 어떻게 만들지?'라는 고민부터 한다. '어떤 것을 전달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은 간단한 사진 한 장으로 해결될 발표를 PPT 제작에 며칠씩이나 고민하게 만든다. 확실히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과 도구에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설명할 땐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발표의 내용을 망치고 싶다면 PPT의 현란한 애니메이션이나 보여주고 나오면 된다.


4. 발표에만 신경 써라

  같은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한 시간 동안 계속되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괴롭다. 잘 나가는 강연자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50%라면 30%의 사적인 이야기와 20%의 잡소리를 준비해 간다. 주제에 대한 발표 이외에 유머, 연출, 화술 심지어는 스타일도 신경 써야 한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도 스티브 잡스의 옷차림을 기억한다. 자신의 모든 것이 듣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발표를 망치고 싶다면 거지꼴로 가서 비호감만 사면 그것이 바로 지름길이다.


5. 네 부족함을 충분히 드러내라

  간혹 발표대회를 심사하다 보면 몇몇 학생들이 말머리에 "제가 너무 부족하지만…". "준비를 많이 못했지만…" 등과 같은 쓸데없는 변명을 붙이고 발표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말이 쓸데없는 이유는 주제에 대한 발표자의 말이 신뢰도가 높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족합니다."라는 말머리 하나로 비전문가의 느낌을 풍겨 듣는 사람에게 경청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절대 청중은 불쌍히 여겨 당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은 신뢰도가 떨어진다. 보다 완벽히 발표를 망치고 싶다면 전문가들이 모인 발표 자리에서 너의 실력을 의심케 할 만한 쓸데없는 말만 하고 나오면 된다.



다섯 가지 팁이다. 


① 말을 최대한 길게 하라

② 어려운 말을 써라

③ PPT에 올인하라

④ 발표에만 신경 써라

⑤ 네 부족함을 만천하에 드러내라 


정말 그렇게만 한다면 여러분의 발표를 훌륭히 망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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