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는 직원과 인정받지 못하는 직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난 앞의 글에서 내가 관찰한 상사들의 유형별 특징을 분석해보았다.
(지난글 참조)
https://brunch.co.kr/@hermesletter/24
이제 나도 중간관리자가 되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밑의 직원들의 행동 특성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원들의 행동을 보다 보면 그 사람의 직장에서의 미래가 대충 그려지는 느낌도 든다.
물론 실제 결과를 보기 전이니 단언할 순 없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비슷한지,
특정 직원에 대한 느낌을 고참들끼리 공유해보면
놀랍게도 다들 비슷한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이심전심일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
과연 상사들에게 ‘좋은(소위 에이스) 평가’를 받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일까 하는 것이다.
만약 내 성격이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기에 적합하지 않다면,
억지로 맞추려 들다가 오히려 내가 병이 날 수도 있다.
내 본래의 성격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으로 나를 상사에게 맞출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무례하고 무성의하게 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인간사회에서 필요한 예의는 분명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성격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자기 성격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너무 나를 옥죄면 오래 가지 못한다.
그리고 직장을 오래 다니다 보면 결국 ‘진짜 나’는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상사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지 대충 감이 온다.
결국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본래의 내 모습을 없애고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으려고 노력하라는 의미라기보다
‘나는 어떤 유형의 직원에 가까울까?’를 대충 가늠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다듬어진 사람은 없기에,
직장 초년생이면 이 글에 나와있는 내용을 토대로,
에이스 직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왕 직장에 다니는 거 잘 적응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게 개인에게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최선의 노력을 해보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그 때 내 스탠스를 정해도 늦지 않다.
개개인을 비교해보면 각자의 개성이 있고 수많은 성격 특성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직장 상사들의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직원들의 특성은 다음 두 가지가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1) 업무 내공, 2) 보고 기술 이다.
추가로 모든 상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아니지만
일부 상사들 중에는 3) 본인에 대한 충성심을 높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건 간단히 말해,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나 프로젝트에 대해 얼마나 깊고 탄탄하게 알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일을 잘하는 상사들은
자기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하고 약한 부분인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직원이 상사에게 보고할 때
상사는 가장 핵심적인 질문, 때로는 가장 약하다고 싶은 부분들을 찔러서 물어본다.
그 부분들을 확실하게 다지고 나서 일을 진행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두번 찔렀는데 바로 말문이 막히면
자기 업무에 대해 그다지 내공이 깊지 않은 직원이다.
이건 저연차 직원일수록 쉽게 겪는 현상이기에
업무 경력이 3년 이하인 직원들은 크게 낙담안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직장경험이 4년이 넘어가는데도 이런 현상을 겪는다면,
그 때부터는 위험하다.
그 동안 직장에서 무엇을 배웠냐부터 시작해서,
자기보다 밑의 직원들에게서도 무시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 네번 찔러야 말문이 막히면 그래도 자기 업무에 대해 내공이 있는 직원이며,
몇번이나 찔러도 술술 대답한다면 그 직원은 자기 업무에서 탁월한 내공을 지닌 것이다.
이런 직원이라면 처음에는 상사도 몇번 그 직원에게 몇가지 부분을 묻고 다지면서 일을 진행하지만 좀 지나면 잘 묻지도 않고 그 직원이 보고하는대로 일을 진행시킨다.
물론 저 평가도 일을 잘하는 상사가 질문해야 직원 역량이 가늠이 되는거다.
일을 못하는 상사들은 질문도 이상하다.
엉뚱하고 업무에 중요하지도 않는 이상한 것들을 질문하는 경우도 많기에,
꼭 대답을 못한다고 일을 잘 모른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이 핵심을 찌르는 질문인가?
이건 사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달라서 논리적으로 딱 떨어지게 설명하긴 어렵다.
추상적으로나마 내가 생각하는 핵심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유형들이다.
먼저 내 업무 논리의 비약을 지적할 때,
(예: A -> B-> C->D로 이어져야 논리 흐름이 명확하고 탄탄한 것인데, 내가 A->B->D로 논리를 세운 경우)
내가 근거로 들었던 수치나 예시들의 허점이나 신뢰성을 파고들 때,
생각지도 못한 숨은 문제점을 내 보고를 통해 상사가 발견하고 지적할 때 등등 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보고 기술이란
상사의 입장, 성격 특성 등을 잘 파악하여 거기에 맞추어 유연하게 보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눈치가 빠른' 직원이다.
눈치가 빠른 직원은 보고부터 다르다.
상사에게 언제, 어떤 정보를 알려야 할지,
어떤 맥락에서 설명해야 상사가 판단을 잘 내릴 수 있는지를 헤아릴 줄 안다.
그리고 상사 말끼를 잘 알아듣고, 피드백도 잘 반영한다.
눈치가 없다면?
같은 내용을 보고해도 깨지기 십상이다.
때로는 보고 타이밍을 놓쳐서
본인 업무를 괜히 더 힘들고 피곤하게 진행시켜야 할 때도 있다.
같은 업무를 해내도 욕을 먹는다.
피드백도 잘 소화하지 못해 지적받은 사항을 그대로 다시 가져가 보고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상사의 의도를 엉뚱하게 이해하여 방향과 안맞는 보고를 하고 다시 또 깨지기도 한다.
사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보고해야 하는가에 대해 명확한 답이란 게 없다.
그래서 직원 입장에서는 잘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판단하기에 좋은 팁은 있다.
직원들은 자기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시야가 자기 업무에만 좁게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사는 여러 직원을 거닐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야에서 업무들이 돌아가는 것을 판단한다.
때로는 다른 부서의 업무들도 본인 부서와 연관이 있는 업무들은
상사들이 예의주시하고, 그 업무와의 유기적 관계속에서
자기 부서의 업무를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상사가 보는 시야는 직원의 시야보다 넓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직원은 자기 부서 내 다른 사람들의 업무와 본인 부서와 연관있는 부서들의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대충 정보를 수집하는 게 좋다.
'내 업무가 아닌데 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정보들이 사실은 내가 상사에게 보고할 때 필요한 판단기준을 제시해준다.
언제 어떻게 보고할지 잘 모르겠으면,
내 업무 이외에 부서 내 다른 직원들과 타부서 업무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신경써보라.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깨질 각오를 하고,
상사에게 자주 보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실 상사와 대화를 자주 해야 상사가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있고,
내가 언제 어떻게 보고하면 좋을지 필요한 정보들을 상사가 알아서 준다.
그리고 처음에야 잘 몰라서 깨지겠지만
상사에게 자주 보고할수록 상사 성격을 잘 파악할 수 있고,
보고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감이 잘 온다.
그러다보면 나중에는 같은 보고를 해도 쉽게 넘어갈 확률이 높다.
그 정도 되면 본인 회사생활이 편해진다.
이걸 넣을까말까 고민했는데 넣은 이유가 뭐냐면
실제 어떤 상사들은 직원들을 평가할 때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상사들은 충성심 자체를 싫어하며 매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건 상사 스타일마다 상당히 가변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충성심이 무엇인가?
상사의 경조사를 잘 챙기고, 상사가 부르는 회식에도 잘 참석하는 등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상사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체의 행위들이다.
사실 직장 밖의 일은 안챙겨도 그만인거고,
사실 챙기는 것은 굉장히 직원의 사생활을 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은 그렇게까지 안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직장 밖의 일들로 상사의 기분을 맞춘다면 굉장히 드물게 행동하는 직원으로 눈에 띄게 되고,
상사는 내색을 안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사실 기분이 꽤 좋다.
저런 행동은 회사 업무와는 아무 관련이 없기에
충성심으로 직원의 업무에 대한 평가를 내리면 안된다.
충성심은 충성심인거고,
직원이 업무를 못해서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어떤 직원은 자기가 업무를 잘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승부를 걸려는 경우들이 있다.
그리고 의외로 저것은 상사에 따라 직장 내 업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직원이 일을 잘 못해도 어떤 상사들은 냉정하게 안하고 넘어가든지,
조금만 일을 잘해도 엄청 불려서 칭찬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성심은 사내정치로 생각되어
직원들 사이에서 안좋게 보는 시선도 많고,
일을 못하는데 충성심만으로 상사가 직원을 이뻐한다면
장기적으로 상사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충성심이란 요소는
보조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다른 두 요소와는 달리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근데 만약 내가 있는 직장에서는 업무내공이나 보고기술보다 충성심이 인사관리에 중요한 요소로 주로 고려된다?
그렇다면 그곳에서 도망쳐라.
그런 직장은 조직 자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힘든 곳이다.
서서히 침몰하는 배와 같으므로 같이 익사되기 싫으면 빨리 탈출해야 한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위 세 가지 요소를 다 갖추려 노력하는 것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억지로 그 욕망을 채우려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건 직장에서 잘 나가는 것보다 더 큰 손해일 수 있다.
나를 지키되,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 법.
그 균형점을 찾으려 애쓰는 게 모든 직장인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