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으면 이해해야 한다.
사내정치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라인’을 떠올린다.
조직 안에서 힘 있는 사람들 사이에도 미묘한 경쟁이 있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충성을 맹세하면, 흔히 말하는 '라인을 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그 라인은 항상 위험을 안고 있다.
특정 인물에게 충성을 다한 만큼, 그의 경쟁자나 반대 세력과는 자연스럽게 척을 지게 된다.
이른바 모 아니면 도. 그 사람이 잘 나갈 땐 승승장구하지만, 한순간에 몰락할 수도 있다.
그가 조직 내 입지를 잃고 미운털이 박히기라도 하면, 그의 사람들도 찬밥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사실 사내정치는 직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정치적인 존재다.
요즘 유튜브만 봐도 “절대 가까이 하면 안 되는 유형의 사람들” 혹은
“안 맞는 사람은 손절하라”는 식의 영상들이 넘쳐난다.
그런 영상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이고,
안 맞는 사람들은 과감히 배제한다.
끼리끼리 모여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정치다.
직장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자신과 안 맞는 사람과는 잘 어울리지 못한다.
끌리는 사람들끼리 더 자주 어울리고,
말이 잘 통하고, 함께 있는 게 편하다.
자연스럽게 유대감은 깊어지고, 소속감은 강해진다.
사내정치는 바로 그런 인간 본성의 연장선에 있다.
특별히 나쁜 것도, 비정상적인 것도 아니다.
다만 그 결과가 조직 내 영향력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될 뿐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과 코드가 잘 맞는 상사나 후배를 만나게 된다.
이들과는 쉽게 친해지고,
부서를 옮긴 뒤에도 종종 연락하고 모임을 갖는다.
그렇게 ‘사람의 결’이 연결되고 망이 생긴다.
그런데 여기서 차이가 나타난다.
사람을 많이 가리는 사람일수록 정치색이 강해지고,
웬만한 사람은 다 두루두루 잘 지내는 사람일수록 정치색이 옅어진다.
시간이 흐르면 끼리끼리 모이게 된다.
좋든 싫든 정치적 색깔이 드러난다.
피한다고 해서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사내정치는 필연적이지만, 대응의 형태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호불호가 뚜렷하고,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마음에 드는 상사나 후배만 확실히 챙긴다.
따라서 이른바 자기 '라인'들의 충성심도 크다.
이런 사람들은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정치가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조직에서 성공할 때는 가장 확실하게 성공한다.
또한 감정표현이 솔직하기 때문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장점도 있다.
반면, 누구에게도 큰 적을 만들지 않고,
웬만하면 다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리스크를 피할 수 있지만, 크게 성공하기도 어렵다.
정치적 색채가 옅은 만큼 존재감도, '라인'도 흐릿해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호불호를 잘 드러내지 않아서 진정성에 의심을 받기도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 융화되면서 큰 적을 만들지 않음으로 인해,
크게 성공할 확률도 있다.
“나는 사내정치가 싫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밑의 질문들을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당신은 사람을 쉽게 손절하지 않는가?
누군가를 ‘내 사람’으로 정하고 끼리끼리만 어울리려 하진 않는가?
좋아하는 사람의 기준이 확실하진 않은가?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강할수록,
그리고 자기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을 과감히 잘라낼수록,
자신도 모르게 사내정치에 깊이 들어서게 된다.
사내정치를 피하고 싶다면
사람에 대한 기준부터 완화해야 한다.
정치의 시작은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정치는 원래 사람 사이의 일이다.
그래서 정치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다만 살아남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