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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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박물관이었다.
예전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방에 축음기가 하나 보였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LP판을 연주할 수 있는 축음기였다.
여러 가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LP판에 녹음된 순서대로 들어야 한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열심히 손잡이를 돌리는 수고도 필요하다.
소리가 연주되며 가끔은 탁탁 튀는 소리도 들린다.
LP판의 양을 무한대로 보관할 수는 없으니 가지고 있는 LP수량도 기껏해야 몇 장, 몇 십장 수준이다.
스마트폰 안에 몇 백곡을 넣고 다니며 사는 요즘에 비하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과 부족함이 오히려 음악에 대한 애틋함을 더 키워준 건 아니었을까?
모든 것이 풍요로워진 시대에 부족함이 더 느껴지는 것은 물질에 대한 결핍이 아니라 만족에 대한 결핍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행복을 위해서는 더 가지려 하지 말고 지금 내가 가진 작고 소중한 것에 집중해야 함을 느끼며 펜을 내려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