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19. 2019

다른 시대, 똑같은 고민

18세기와 21세기의 고민

[다산어록청상], 정민


p.16 '이것과 저것' 중

내게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 한다. 내게 있는 것은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이라 한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만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중략)

천하에 지금 눈앞의 처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히려 높은 집과 큰 수레에 목말라하고 논밭에 애태우며 즐거움을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죽을 때까지 미혹을 못 떨치고 오로지 '저것'만을 바란다. 하여 '이것'이 누릴 만한 것임을 잊은 지가 오래되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소원은 비슷했나 보다.

큰 집과 큰 차를 갖고 싶어 하고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몇 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예전에는 기껏해야 동네 부자와 비교를 했지만 이제는 정보의 소통이 너무 발달하다 보니 전 세계 부자들과 비교를 하게 된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위자료를 몇십 조씩 준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과연 저 돈은 얼마만큼의 크기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 역시 우리 눈 앞에 있는 '이것'은 등한시한 채 갖고 싶은 '저것'만을 바라보는지도 모른다. 

비록 내가 지닌 것이 성에 차지 않더라도 내게 있는 것을 깨달아 굽어 보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저씨 뒤늦게 지영이를 읽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