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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26. 2019

꼭 살아라 친구야

공황장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오래간만에 잘 지내냐고 친구에게 연락을 하였다.

잘 지낼 거라 생각했던 친구가 공황장애에 병가로 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착잡했다.

"살고 싶다. 친구야." 그 친구의 짧은 메시지에서 많은 것이 느껴졌다.

삶의 의지마저 약해져 죽음까지 생각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가까이 있으면 찾아가기라도 할 텐데 내가 멀리 있으니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 몇 마디의 위로를 건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부디 그 친구가 이 편지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야.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을 한 순간에 포기해야 하는 일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깟 돈보다는 너의 목숨 값이 더 중요하지 않겠니?

네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네.

직장 위주가 아니라 너의 위주로 너의 삶을 찾길 바란다.


너에게는 이미 충분한 능력이 있단다.

그러니까 너무 좌절하지 말았으면 좋겠네.


목구멍이라 포도청이라 직장을 당장 그만둘 수도 없다는 이야기에 속이 타지만

그래, 주위 상황이 불합리하고 억울해도 부디 잘 버텼으면 좋겠구나.


사람 사는 게 참 쉽지 않지. 나도 문제 한, 두 개쯤은 어렵게 달고 산다네.

마치 낭떠러지에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는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지.

그래도 어찌하겠니? 나에게 기대는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니 잘 버티고 살아야지.


마음의 병도 병이니 잘 치료하고

그 병의 원인은 너의 잘못이 아니니 부디 힘내기 바란다.


그대를 생각하는 사람이 여럿 있으니 나쁜 생각은 하지 말고

네가 사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네.


부디 웃는 얼굴로 다음에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네.

다음에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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