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녹색의 옷을 입고 있는데
홀로 갈색 옷을 입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물을 나를 힘도
가지에서 버텨낼 재간도 없다.
바람에 살짝 흩날리니
위태위태하다.
바람이 한 마디 슬쩍 건넨다.
“이제 갈 때가 되었네”
바람이 흔든 건지 아니면 더 이상 붙들 힘이 없는 건지 땅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제는 끝이구나 싶지만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 앞길이 갈린다.
책 읽는 사람에게는 책갈피로
가을을 추억하는 사람에게는 계절의 흔적으로
달리는 이에게는 자연이라는 배경으로
하지만 청소부에게는 그저 도로 위의 쓰레기일 뿐이다.
힘이 빠져 있을 낙엽에게 한 마디 들려주고 싶다.
“지금까지 잘 왔으니 그거면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