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의 역사
주말 아침 아들과 함께 밥 상에 앉았다.
숙면에 빠진 두 모녀를 뒤로 하고
남자 둘이 앉아 일요일 아침 7시
둘이서만 밥을 먹었다.
어제저녁 아내가
오늘 아침 메뉴로 만든 죽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밥만 먹기 무안했던지라 아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죽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아들은 죽을 먹다 말고는 한참을 생각한다.
이러다가는 죽을 다 먹기 전에는 답을 못 듣겠다 싶어 부족한 나의 상식으로 청동기는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아들은
“아니야 신석기부터 죽을 먹었을 거야”
라며 내 말을 믿지 않았다.
“흙에다 물을 끓일 수 있었을까?”라며
나는 그럴 리 없다고 했다.
우리는 구글 신의 도움으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죽의 역사”라고 찾아보았지만 언제부터 먹었는지 나와있지 않았다.
그렇게 이것저것 찾다가 학습백과 사진을 하나 찾았다.
토기에 물을 부어 끓여서 먹는다.
신석기시대의 식단에 대해서 말한 일러스트였다.
토기에는 물을 끓이지 못한다는 내 상식이 착각이었다.
나는 신석기라면 직화구이만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토기에는 물이 다 빠져나가 끓일 수 없고 최소한 청동기는 되어야 끓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철 그릇을 기준으로 생각하다 보니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았을까?
과연 현재 내 위치에 기반한 상식이 늘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