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연은
종이를 풀로 붙이듯
툭하고 붙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위로 종이를 싹둑 잘라내듯
쉽사리 끊어지지도 않는다.
달이 서서히 차서 보름달이 되었다가
서서히 일그러져 초승달이 되듯
사람의 마음도 붙고 떨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인연은 먼지가 가득 쌓여
누구의 인연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수시로 불러주고 연락하는
인연들만 주위에 남아 있을 뿐이다.
겹겹이 쌓인 먼지를 털어 내고
오래된 인연을 만나려면
쌓여있던 먼지를 마시는 괴로움과
오랜만에 마주한 어색함을 견뎌야 하기에
평소보다 큰 마음이 필요하다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그 사람에게
한 움큼의 먼지를 마실 각오를 하고 연락해본다
“잘 지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