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대차평균, 삶의 회계 기준
숫자놀음을 한지도 어느덧 20년을 바라본다. 사람들과 인생을 말하며 회계와 비슷한 구석이 있지 않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계의 원칙과 인생의 원칙을 나란히 비교해 보다.
대차평균의 법칙
(잃는 양과 얻는 양은 동일하다)
자산=부채+자본
회사가 가진 재산은 나의 돈(자본) 아니면 남의 돈(부채)으로 얻게 된다. 빚이 늘어났다면 어딘가에는 재산이 있다.
가끔 그런 느낌이 든다. 열심히 나의 돈과 남의 돈을 쏟아부었는데 손에는 아무런 것도 보이지 않는다. 빈털터리 같다. 하지만 분명 인생 회계에는 자산이 생긴다. 경험과 노하우라는 무형자산이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측정하기 어려울 뿐 가치를 지닌 재산 항목이 인생 회계에 재산으로 생겨난다.
현재가치
(인생의 시간이라는 할인)
회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할인이다. 똑같은 1억 원이라도 지금, 1년 뒤, 10년 뒤의 가치는 모두 다르다. 지금 1억 원을 은행에 넣어 놓으면 1년 후 이자가 생긴다. 10년을 넣어 놓으면 이자에 이자가 더 붙는다. 그러기에 현재 시점에서 만기가 다른 금액을 비교하기 위해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는 것을 현재가치 할인이라 한다.
인생에 있어 여러 가지를 결정함에 있어 시간이라는 변수는 잘 고려되지 않는다. 미래의 만족을 위해 지금의 만족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금의 노력이 복리로 돌아와 미래에 더 큰 만족을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만족과 미래의 만족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미래의 만족은 하루라도 더 늦은 나이에 느끼는 만족이기에 할인을 해야 한다.
우발 손실은 잡지만 우발이익은 잡지 않아요
(손실은 대비하되 이익은 먼저 생각하지 마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손실이 발생할지 모르는 경우에는 회계에서는 미리 부채(빚)로 잡아서 대비를 한다. 하지만 이익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실제 이익이 발생할 때 수익으로 잡는다.
인생에도 슬픔이라는 손실과 기쁨이라는 이익이 있다. 기쁨은 대비하지 않아도 슬픔은 대비가 필요하다. 기쁨은 생각보다 금세 사라지지만 슬픔은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마음의 회계에 늘 빚만 남아 있는지 아니면 덕이 남아 있는지 잘 볼일이다. 투입 없는 산출 없다는 말처럼 마음의 회계를 잘 굴러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투입하고 있나 다시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