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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Feb 26. 2020

눈이 돈이다

무한과 유한

  거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신문 기사를 한참 읽고 있었다. 옆에 어머니가 오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너는 눈으로 돈을 번다. 눈으로 숫자를 보고 글자를 봐서 돈을 벌지 않느냐? 쓸모없는데 돈을 쓰지 않듯 필요 없는 것에 시력을 소모하지 말아라. 돈을 절약해서 쓰듯 시력도 절약해서 쓰거라.”


  눈이 뻑뻑하거나 피로를 느낄 때나 겨우 눈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안경을 쓰고 있는 동안은 눈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그렇게 순간순간은 눈의 소중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안경점에 들러서 두꺼워지는 나의 안경 두께를 보며 시력은 무한한 자원이 아님을 잠시 깨닫는다. 하지만 망각을 어찌나 빨리 하는지 안경점을 나오자마자 다시금 눈을 혹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쩌면 어머니의 말처럼 나는 눈에서 나오는 시력을 이용해 돈을 버는데 너무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은행에 한정된 잔고를 잊은 채 마구 써버리다 보면 텅 빈 잔고를 맞이하듯 자꾸만 감가상각이 되는 몸을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혹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만 닦고 조이고 기름칠할 것이 아니라 내 몸도 잘 관리해 줘야 함을 잠시 생각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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