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07. 2022

영어 교과서는 다 던져버려!

자칭 세계 1위 영어 교사의 조언 [Effortless English]

  한국에는 [노력이 필요 없는 영어]라는 한글 번역서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Effortless English]의 단어가 워낙 쉽게 쓰여 있어서 원서도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원서로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분명 영어는 그냥 언어일 뿐인데 우리는 영어를 언어가 아닌 학문으로 대하고 있다. "How are you?"에는 당연히 "I'm fine, thank you, and you?"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면 무조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를 말하지 않듯 날씨 이야기, 최근 시사 이야기 등 생각하지 못한 말들에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십 년이 넘도록 영어를 공부하고도 외국인만 만나면 울렁증을 겪는다. 한 문장을 내뱉기 위해 내 문장에 실수는 없는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칭 세계 1위 영어 교사가 쓴 영어에 노력 따윈 필요 없다는 이상한 제목에 끌려 책을 집었다. 물론 그의 조언이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쯤 따라 해 볼만 하여 적어 보다.


  책 초반에 저자는 자신이 체험한 일본의 교육 내용을 들려준다. 일본에 원어민 강사로 간 저자는 영어 수업시간에 일본인 교사와 함께 들어가게 되었다. 일본인 교사는 영어 한 문장을 적어 놓고는 첫 단어에 밑줄을 그은 뒤 일본말로 아이들에게 계속 설명을 했다. 그러고 나서 저자가 영어로 이야기하려나 했는데 일본인 교사는 다음 단어로 넘어가 열심히 일본말로 단어를 설명하더란다.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노트에 적고 있었다고 한다. 수업시간 50분 중 45분 가까이가 지나고 드디어 저자에게 말할 기회가 한 번 주어졌다. 저자는 칠판에 쓰인 영어 문장을 원어민 억양으로 두 번 읽어주었다. 학생들 역시 두 번 따라 하고는 그렇게 영어 수업은 끝났다.

  어디서 많이 보던 광경이다. 단지 원어민이 영어 교실에 옆에 없을 뿐 우리네 영어 수업도 마찬가지다. 언어라는 것은 말로 여러 번 해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저 영어를 분해하여 학문처럼 배웠다. 자칭 영어 유튜브 강사 세계 1위라는 그의 7가지 조언을 따라가 보자.


1. 단어를 외우지 말고 문장으로 외우자.


Do you have a bike?

Do you have the time?

똑같이 have가 문장에 쓰였지만 have라는 단어를 무엇인가를 가지다는 사전적 의미로만 외운 사람에게는 두 번째 문장은 "너 시간 가졌니?"라고 해석하게 된다.

(Do you have the time은 몇 시인가? Do you have time? 은 너 시간 있니?로 약간 다르다)

그러니 문장으로 외우고 중간에 쓰인 단어를 바꾸자.


2. 문법 공부가 당신의 스피킹 실력을 잡아먹는다.

  

  브로큰 잉글리쉬. 단어만을 툭툭 뱉어내는 이상한 영어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배운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그런 의사소통을 위해서 하나의 메시지에 단 한 가지의 표현만이 있을까?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런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딱 하나의 대답만이 정답이라고 가르친다. 저자는 문법 공부를 할 바에는 설령 내용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차라리 영화 한 편을 보라고 추천한다.

  어쩌면 스피킹이란 결국 무한한 반복의 결과물이다. 나 역시 일본어를 배웠지만 일본어 수업 4년 동안 들은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동생과 함께 시청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나왔던 단어들이 오히려 기억에 남고 표현할 수 있었다. 무한한 반복을 위해서 재미나 다른 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단순한 문법 공부만으로는 스피킹 실력을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


3. 눈으로 공부하지 말고 귀로 공부하자.


  공부 시간을 써야 한다면 80%의 시간은 듣는데 써라. 마치 아이가 단어를 말하듯 처음에는 침묵의 기간이 필요하다. 듣기 자료로 쓰는 건 CNN이 아니라 아이들 수준의 대화면 족하다. 모른다면 듣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95% 이상 사전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문구를 반복해서 들어라. 그러고 나서 크게 말해라. 마치 배우가 연기를 하듯 똑같은 억양으로 똑같이 크게 말해본다.


  우리가 외국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하면 처음 한국어로 생각한 다음 영어로 그걸 번역하고 문법이 맞는지 체크한 다음 마지막으로 말을 한다. 반대로 들을 때는 영어로 듣고 한국어로 번역한 다음 대답을 한국어로 생각한 다음에 문법을 체크하고 다시 말을 한다. 이 얼마나 부자연스럽고 복잡한 대화인가?

  영어로 무언가를 말하지 못해서 불안해한다. 하지만 사실 대화를 잘 살펴보면 말하기만큼이나 듣기를 많이 한다. 옆사람 전화를 들어보면 "응"과 "네"만 하다가 대화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생각만큼 많은 단어가 쓰이지 않는다.

  언어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문장의 정확성이 아니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즉시성이다. 한글로 대화를 주고받더라도 서로의 문법에 틀린 점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영어를 학문으로 대하지 말고 대화의 일환으로 생각해야 스피킹이 쉬워질 수 있다.


4. 반복이 말하기 연습의 핵심이다.


  쉬운 듣기 자료를 골라서 두 번 이상 듣는다. 그 자료를 일주일 이상 반복해서 듣는다. 14일이면 더 좋고 30일도 좋다. 100번 정도까지 들어라. 숙달은 의식적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행동에서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니 반복이 말하기 연습의 핵심이다.


5. 문법은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배우자.


  불규칙 동사, 현재 완료, 과거형 등등 영어의 많은 문법들을 학문적으로 듣는다. 하지만 우리는 학문이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를 배우는 일이다.


 There is a boy. His name is Bill. Bill goes to the store. He buys a bottle of water. He pays two dollars for the water.

 There was a boy named Bill. Yesterday, he went to the store. He bought a bottle of water. He paid two dollars for the water.

 There will be a boy. His name will be Bill. He'll go to the store, and buy a bottle of water. He's going to pay two dollars for the water.


  그냥 똑같은 내용을 이런 다른 버전으로 계속 듣는 것이다. 과거형, 미래형에 연연하지 말고 그저 이렇게 계속 듣다 보면 느낌적으로 문법을 알게 된다.  


6. 영어 교과서는 던져 버리고 진짜 영어를 배우자.


  우리는 방송처럼 말하지 않는다. 아나운서처럼 말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영화에 나오는 갱처럼 이야기하지도 않고 미드에 나오는 변호사처럼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본인이 배우고자 하는 정확한 상황에 맞는 자료를 찾아서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7.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영어를 배우자.


  자신이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다면 영어 자기 계발서로 해리포터를 재밌게 봤다면 영어 소설과 같이 자신이 좋아하거나 재밌어하는 분야와 접목을 해야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재미로 느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들은 동사, 우리는 명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