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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17. 2020

진짜 문제, 가짜 문제

문제의 속내

  아이들의 출입국 증명 서류가 필요했다. 정부 민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서류를 발급하려니 회원 가입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공인인증서로 회원가입 신청을 했더니 14세 미만인지라 법정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법정대리인인 내가 사실 확인을 하려니 계속 오류가 났다. 다른 문제가 있나 싶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1.

  오류코드 98번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웹사이트 내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나 담당자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말해주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현재 웹사이트의 서비스 내용이 불안하며, 서비스 오류 수정 내용에 대해 알려주고 프로그램 설치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알려준 내용대로 따라 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Code 98 오류라는 메시지를 똑같이 마주하여 다시금 전화를 걸었다.


#2.

  이번에 다른 분이 받아서 똑같이 오류코드 98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오전에 이야기했던 프로그램 설치 내용을 말했다. 알고 보니 내가 세대주가 아니라서 자녀의 가입 신청에 대해서 사실 확인을 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한 마디의 말을 더 보태었다.

  "어떤 서류가 필요하신 가요? 자녀분 앞으로 공인인증서가 있으신가요?"

  나는 아이들의 출입국 증명 서류가 필요했고 공인인증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자녀 명의로 비회원 신청하시면 공인인증서 확인으로 발급이 가능합니다."
  그 상담사의 말대로 비회원 신청을 통해 서류를 발급받았다.


  첫 번째 상담사도 나름 본인의 최선을 다했다. 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프로그램 문제로 생각해서 열심히 알려주었다. 거의 5분 가까이 프로그램 안내를 해주었다. 내가 말했던 외형적으로 눈에 보이는 문제에 집중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두 번째 상담사는 외형적인 문제보다는 그 내부의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회원가입을 하려는 의도 즉 내가 발급받고자 하는 서류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회원가입이 필요한 것이었다.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면 굳이 회원가입은 필요 없는 일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가 사실은 진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진짜 문제는 그 문제의 속에 있는데 문제의 껍질만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 그 속내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작은 깨달음을 하나 얻다.

  겉으로 보이는 가짜 문제가 아니라 속에 있는 진짜 문제에 집중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간단한 진실 말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늘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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