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an 22. 2021

악은 선한 얼굴로 찾아온다.

검은돈은 검은돈으로 나간다.

  지인의 친구 이야기를 들으며, 악인의 모습은 험상궂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평범한 모습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다.


  그 친구는 중국 공장의 경리로 일하며 거래처로부터 많은 리베이트를 챙겼다. 한국에서 넘어온 물량을 거래처에 배정하는 것이 이 친구의 일이었다. 공급되는 물량이 부족한 관계로 이 친구는 거래처에 비해 갑의 위치에 있었으며 중국 거래처들은 명품백 안에 돈을 두둑이 넣어 명절 인사라며 건넸다.

  그렇게 돈다발이 하나둘 늘어 소파 밑을 돈다발로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돈을 쌓았다. 그 친구는 그렇게 어둡게 모은 돈을 정상적인 돈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본사에서 그 회사를 접겠다고 연락이 왔다. 지인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여 한국 본사로부터 중국 사업을 인수하여 많은 돈을 벌 꿈에 부풀었다. 그동안 모았던 검은돈을 회사에 모두 넣었다. 그렇게 그 친구는 검은돈을 정상적인 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일을 하기에는 힘이 벅차서 아주머니를 한 명 더 채용했다. 나이도 있었고 그렇게 외모가 특출 나지도 않고 체중이 많이 나가 보여서 큰 사고(?)를 치지 않을 것 같아 채용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달 뒤 이 직원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며 주변 거래처로부터 독촉을 받게 된다. 주변 사장들로부터 이 직원과 회사가 짜고 횡령을 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무슨 말인가 싶어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새로 들어온 아줌마 직원이 작정을 하고 사기를 친 것이었다.

  

  "지금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돈이 모자란다. 1,2주 내로 갚을 테니 몇백만 원만 빌려달라." 시작은 이러했다. 5,6%였던 이자율은 15%까지 올라갔다. 30일, 60일씩 빌려주던 돈을 도망치기 직전에는 3,4일만 빌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이 사람에게서 빌린 돈으로 저 사람 돈을 갚는 형태로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는 척하며 수십억 원이 넘는 돈을 들고 튀었다. 수소문해보니 죄를 피하기 위해 정신과 병동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는단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돈을 빌려준 사람들과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잠자리를 이유로 그들을 안심시켰다. 도망치기 직전까지 어느 누구도 그 아줌마를 의심하지 않았다.

  검은돈을 챙겼던 친구는 아줌마 직원이 돈을 갖고 튀는 바람에 회사도 없어지고 투자한 돈을 모두 잃었다.


    사필귀정 ;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


    세상 모든 일이 올바르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둠의 돈은 다시 어둠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사라지고 어렵게 번 돈은 어렵게 사라진다. 요행으로 돈을 많이 벌거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는 곳에 가 보면 내가 제일 마지막이거나 손해를 보고 나온다.

  문득 한 선배가 이야기해준 한 마디가 생각났다.


“주위를 둘러봐. 호구가 안 보이면 당신이 호구야. 그러니 정신 바짝 차려.”


  그때는 그저 웃어넘겼는데 험난한 사회에 나와 보니 경쟁과 약육강식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되겠구나 싶었다.

  과욕을 부리려 하지 말고 정상을 벗어난다면 그건 천사의 유혹이 아니라 악마의 유혹임을 명심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지루한 사람과 유쾌하게 대화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