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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24. 2020

헐크가 되지 않으려면

[욱하는 성질 죽이기] 감정의 댐은 잘 조절하고 계신가요?

[저자의 생각과 저의 생각을 섞어서 써 보았습니다. 많은 부분이 책에 나온 내용입니다. 제 나름대로 편집하여 저자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사진출처 Pixabay Hulk

  마블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 헐크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헐크는 분노가 일어나면 몸속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녹색의 거인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죠. 때로는 거대한 분노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다치기도 합니다.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분노를 조절할 수 없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고 인간관계가 깨지며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런 단점이 가득한 분노라는 감정을 조절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로 심리치료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책에 나온 사례들은 약간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좋아지는 모습도 아주 급격하게 변하지요. 과연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어제까지 범죄에 가깝게 화를 표출하던 사람이 온순하게 바뀌었다고 그려집니다. 사실 인간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책이기에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책을 읽고 생각한 분노에 대한 개념은 이렇습니다.

   평상시에는 화가 일어나도 참을만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자제력이 화를 어느 정도 담아두지요. 그렇게 화가 스스로 사그라들기도 하고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꾹꾹 눌러서 외부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화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자제력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양의 화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사람은 화가 분노라는 외부적인 것으로 표출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막말을 하기도 하죠. 그렇게 말과 행동으로 분노가 표현됩니다.

  사실문제는 외부적으로 표출되는 이 행동이 문제는 아닙니다. 그 근본에 문제가 있죠. 화가 왜 일어났을까? 이것을 먼저 생각해야겠죠.

 

  저자는 그 이유로 여러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4가지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1. 생존

  2. 체념

  3. 수치심

  4. 버림받음


  [생존]

  생존성 분노는 자신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육체적 공격이 있었다는 믿음 때문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싸우게 되면 사람은 둘 중에 하나의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Fight or Flight 즉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하게 되죠. 도망을 가며 상황을 회피하게 되면 분노가 조금 덜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싸움을 하겠다고 결정하는 순간 몸속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심장 박동이 빨라집니다. 싸움에서 이겨야 자신을 지킨다는 생각 때문에 분노가 더 크게 일어나는 법이죠.

 

  -> 생존성 분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를 만만하게 본다고 느낀다면 '과연 그것이 진실인가?'를 계속 되물어보라는 것이죠. 때로는 객관적인 친구에게 의견을 물어봐서 자신의 생각이 맞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약 그런 위협이 맞다면 마음을 진정시킬 몇 마디를 해 봅니다.

  '위험하지 않아', '진정해', '긴장 풀어', '너무 예민해지지 말자', '쉽게 가자'

  또한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체념]

  체념성 분노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들을 결정할 수 없다는 무력감 때문에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수차례 돈을 달라고 했지만 주지 않았죠. 못 받겠구나 체념을 하다가 억울해서 소송이라도 걸어봅니다. 오랜 기간 끝에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친구는 돈을 주지 않네요. 다른 일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저 친구는 내 돈으로 잘 살고 있는데 나만 못 사는 것 같습니다. 결국 법이 해결해주지 않으면 내가 직접 해결하겠다고 하여 친구에게 폭행과 같은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여 마음의 분노를 표출합니다.  


  ->  세상의 모든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요. 때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일들이 있습니다. 착한 사람은 반드시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 일은 동화에만 나옵니다. 세상은 뒤바뀐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나는 자식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나는 날씨도 통제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교통정체도 통제할 수 없다."

  자신이 분노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통제하지 못했을 때(밑줄 친 부분) 화를 내는지 적어봅니다.


  상대방에 대한 증오에서 벗어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나쁜 생각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바쁘게 살거나(생각의 전환), 아예 상대방에 대해 어떤 생각도 하지 않거나(감정적 무관심), 상대방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거나(용서), 상대방과 다시 관계를 맺는(화해) 방법 등이 있습니다.


 [수치심]

  수치심에서 일어나는 분노는 자신에게 수치심을 안겨준 상대를 의도하였든 하지 않았든 끝장내겠다는 마음에서 발생합니다.

  아마도 저에게 가장 잘 많이 발현하는 분노인 듯하네요.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정리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장난감을 정리하지 않고 딴짓을 합니다. 그럴 때 제 마음속에서 분노가 일어납니다. 인식하지는 못하겠지만 마음속에서 '아이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분노를 아이들에게 표출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 수치심을 덜어보려는 것이죠.


-> 수치심에 대한 분노는 다섯 가지 원인 중의 하나가 나타나서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난 쓸모없는 존재다.'

'나는 언제나 부족한 존재다.'

'난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다.'

'나는 외톨이다.'

'나는 죽어 마땅하다.'

그러니 화가 나면 일단 이 질문을 던져 보라고 저자는 권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에게 "이런 보랏빛 소야"라고 하면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화가 나지는 않습니다. 나는 소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런 멍청이"라고 하면 화가 나겠지요. 마음속에서 "자신이 멍청하다"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긍정하는 부분이 있기에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박수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해야 할까요?)

'잠깐, 내가 지금 창피해서 화를 내는 건 아닐까?'

분노의 원인이 되는 다섯 가지 문장을 이렇게 여러 번 읽어보라고 합니다.

'나는 필요한 존재야.'

'나는 충분해.'

'나는 사랑받고 있으며, 사랑스러운 사람이야.'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야.'

'나는 이 세상에 기여를 하고 있는 사람이야.'

  아마 처음에는 이 문장을 읽고 있노라면 거북함이 먼저 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은 소중한 존재니까요. 자신이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소중하게 대하기를 바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자신 스스로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상대방의 일에 감사하며, 타인의 잘못도 수용할 줄 알고, 상대를 존경하며, 상대의 장점을 찾아서 칭찬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들로 인해 자신을 존중하게 되고 결국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수치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버림받음]

  버림받음에 대한 분노는 누군가가 자신을 떠나겠다는 위협과 같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항의입니다.

  갑자기 잘 지내던 연인이 헤어지자고 하면 그 상황에서 상대방을 떠나지 못하게 분노를 하며 항의를 하죠. 그 분노 밑에는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답니다. 상대가 떠나고 나면 홀로 남겨진다는 관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분노가 표출되게 됩니다.


  "여태까지 어디 있었어? 누구랑 이야기했어? 무슨 이야기했는데? 얼마나 마음에 드는데? 나보다 더 좋아?"

  이렇게 상대를 몰아세우면 어떤 결과가 돌아올까요? 그런 질투와 비난에 질려 상대방이 떠나게 됩니다. 그런 결과를 마주하면 '사람은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라고 자꾸만 자신을 합리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불신 때문에 다시 사람을 쫓아버리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꾸만 악순환에 빠지게 되죠.


 -> 여기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상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상대를 믿지 못하면 내게 유익한 결과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대를 믿어주세요.

  또한 무죄추정의 원칙도 필요합니다. 생사람 잡기,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사랑한다는 증거를 보이라며 조르기 등과 같은 행동을 멈추세요. 이런 질문을 해봤자 이미 불신이 가득하다면 불안감만 더 키울 뿐입니다. 그러니 아예 질문을 하지 마세요.

  공포와 의심이 자기 머리를 채우기 전에 자기 검열을 해 보세요. "노이로제 생기겠다. 이 생각은 그만하자."이렇게요.

  신뢰가 가득한 말을 해주세요. "난 당신을 믿어요.", "당신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스스로와 상대에게 큰 소리로 이야기해주세요. 단서를 달면 안 됩니다. 단서를 단다는 이야기는 상대를 믿지 못한다는 이야기니까요. 자녀에게 "100점 맞으면 사랑해줄게." 이렇게 말하면 될까요? 사랑은 조건부가 아니라 무조건이어야 합니다.

  신뢰가 가득한 태도로 행동을 해주세요. "상대방에게 신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봐주세요. 많이 어색하더라도 그렇게 해주세요. 상대가 설령 잘못된 일을 했을지라도 따뜻한 행동이 상대를 변화시킵니다. 외투를 입은 나그네가 외투를 벗게 하는 것은 힘센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태양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까 그렸던 그림을 다시 보죠. 위에서는 댐을 가득 채우는 것들 즉 화에 대한 원인을 줄여야 하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댐을 더 강하고 높게 만드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자제력은 소모성 자원입니다. 또한 약물에 매우 취약하죠. 술과 같은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가면 자제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또한 자제력은 스트레스에도 취약합니다. 저의 경우 일로 아주 지친 저녁, 집에 들어간 날 유난히 짜증을 많이 내게 됩니다. 자제력을 이미 밖에서 많이 쓰고 온 터라 집에서 작은 일만 일어나도 화가 금세 자제력의 범위를 넘어서니까요. 그러니 명상이나 마음 수련을 통해서 낮아진 자제력을 올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화를 한 번도 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겠죠. 누구나 다 화는 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화를 삭이기도 하고 깊게 들여다 보기도 합니다. 화를 삭이면 병이 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자신의 결핍이 보입니다. 화가 날 때마다 과연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것이 일어나는 것인지 알아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노를 잘 조절해서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p.227에 나온 욱하는 성질을 막는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하렵니다.

"우선 마음을 가라앉혀라. 심호흡을 몇 번 한 후, 다른 사람을 공격하면 안 된다고 자신에게 상기시켜라. 자신이 욱해서 성질을 내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만일 정말 참지 못하겠다 싶으면 즉시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휴식을 취하라.

  무슨 일이 생기든 간에 절대 자신에 대해 포기하지 마라. 수치심에서 비롯된 분노는 반드시 조절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해 그리고 세상에 대해 더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하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게 욱하는 성질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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