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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18. 2023

과거의 기록을 들추다

나의 일기-96.4.22부터 현재까지

 고등학교 2학년 생애 처음으로 반장이란 걸 해보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하지 않았던 반장이란 직책을 맡아서 하게 되었다. 원래 소극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던 나에게 그 자리는 부담이 가득한 자리였다. 너무나 힘이 들었던 나머지 노트에 날짜와 나의 고민을 적은 것이 일기의 시작이었다.

고2부터 대입 전까지

그렇게 적기 시작한 노트는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적고 있다. 과거의 나를 들춰보며 때론 웃음을 짓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괜찮은 글 몇 마디를 옮겨 적어 본다.



97.2.23


아버지, 어머니


당신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어갈수록

당신의 이마에는 주름살이 하나씩 더 늘어갑니다.


자식은 자기가 부모에게 받은 정을 잘 알지 못합니다.

부모님이 없을 때야 그 부모님의 은혜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끈끈한 정은

세상은 어떤 것도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


97.8.1(금)  PM 10:55 수능 D-110


친구가 나에게 천천히 가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차가 갑자기 정차했다.

내가 빨리 건넜더라면 나는 장애인이 될 뻔했다.



  하루하루의 기록으로 인생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과거의 기록을 되돌아보고 인생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일기의 효용은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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