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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26. 2021

못다 한 그림 이야기

그림 낙서장

  21년에는 거의 그림을 그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가끔 커피  잔을 마시며 잠깐 여유 시간에 그렸던 그림을 찾았다.

  날씨가 너무 추워 밖에 나가기 싫은 날, 한 장씩 넘겨보며 과거를 회상하다.

  사람 그리기에 도전했었다. 링컨을 그렸으나 원숭이가 그려졌다. 아직 나에게 사람을 그린다는 건 불가능에 도전하는 느낌이다.

  타이 마사지 광고를 그렸는데 외계인처럼 그려졌다. 사람에게 비례가 중요한 법인데 비례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커피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간판, 여기서는 커피  잔을 못해보다.

달달한 커피집, 이름이 재밌어서 그려보다.

  음악에 대한 미련 때문일까? 기타 정도는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팀장의 탄생이란 책에 나오는 삽화다. 사람들은 팀장이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마치 새가 물어다 주듯이. 아마 다른 나라에서는 아이를 새가 물어다 준다고 하기에 이렇게 표현한 거 같다. 하지만 팀장은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수많은 피드백, 숱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렵게 만들어진다.

이번엔 종이컵. 종이컵에 그려진 광고를 그리다.

  테디베어를 그리다가 질감이 엄두가 나지 않아 그만두다.

 커피. 커피집 벽면에 그려진 그림을 그려보다. 밑에 그려진 스벅은 그리다가 포기.

  밥집도 가끔씩 그린다. 혼밥을 하는 날엔 항상 노트와 함께 한다. 혼자  먹는 시간이 내겐 자유로이 그림을 그릴  있는 어쩌면 조금 창의로운 시간이다. 꼬치와 덮밥에 맥주 한 잔이 어울리는 곳인데 그날은 홀로 덮밥 한 그릇을 먹고 나오다.

  아들과 예전에 갔던 용산 전쟁기념관. 마스크를 썼던  보니 최근에 갔었나 보다. 

  시간을 훌쩍 넘어 목은선생을 기리는 사당을 그려보다 또 중단. 몇 달 만의 작업이라 그랬을까?

  올해 마지막 그림.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중에 그림이 재미나 보여서 그려보다. 역시나 사람 얼굴은 어렵다.


  올해 그린 그림을 세어보니 열 장 남짓이다. 한 장도 못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내년에도 추억의 순간에 그림 한 장은 남길 수 있는 여유는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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