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험을 앞둔 너에게
2003년 군대를 제대하고 김현식 회계사의 재무 강의를 들었다. 뼈 때리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때 시작한 세무사 공부를 20년째 하는 중이다. 회계사님의 말씀대로 인생이 80이라고 하면 1/4을 쓴 셈이다. 물론 전적으로 공부에 올인한 것은 아니니 그보다 적겠지만 돌이켜보니 공부 방법에 있어 회계사님이 말씀이 맞았다. 공부는 소소히 꾸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뉴월 소나기처럼 퍼붓듯이 해야 한다고 그래야 합격할 수 있는 거란 이야기였다. 밑 빠진 독에 열심히 공부를 부었지만 넣는 만큼 빠지는 게 공부란 사실을 절감한다. 20년 전 회계사님의 말씀을 10년 전 강의에서 다시 찾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7AEgeRwu0
너 왜 여기서 시간 죽이고 있니?
이 한참 좋은 이 시간대에
여러분 20대가 다시 돌아오는 줄 아세요?
정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맞다니까요?
지금이 아니면 재미가 없어요.
지금 놀아야 돼요.
공부 못하는 애들은 제대로 놀지도 못해요.
집에서 뒹글 거리다 라디오 듣고 텔레비전 보면서
빙신 같은 게.
수업 들어와서도 졸기나 해.
뭐 제대로 하는 게 운동이라고 잘하는 줄 알어
축구하면 저 뒤에 수비 보다가 어설프게 골 하나 먹어요.
뭐든지 열심히 하라고 정신 차리고.
그러지 않으면 아예 작위 하지 마.
뭘 하려고 계획하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마.
정신 바짝 차리라고.
누구나 사람이 이렇게 모여있으면 더워요.
지쳐요. 그리고 힘들어요.
원래 그래요.
그걸 참는 자가 남들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은 자가 그냥 보통의 사람으로 사는 거예요.
오해 없기를 바래요.
난 지금 돈 이야기하는 거 아니에요.
아시겠어요?
조금만 더 노력하세요. 뭐가 힘듭니까?
어제도 이야기했잖아요. 수강증 어제 처음 끊을 때 그 설렘 그것만 2년 간직하라고요.
근데 벌써 힘들어서 잊는 너잖아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겨울에 수업 시작할 걸.
그런 너잖아요.
그게 바로 너라고요
그러면 안돼요
저도 또 오늘 12시간 강의를 하는데 저는 난닝구 하루에 몇 번 젖었다 말라요.
집에 가서 이걸 벗으면 하얗게 되요. 등짝이.
난닝구 팬티도 다 그래요.
그런데 하나도 안 힘들어요.
어떨 때 색깔 있는 와이셔츠 입으면 이 등짝이 하얗게 묻어나요.
안 힘들어요.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몇 살에 뭘 하고 싶은 게 있어요.
그거 바라보고 달려가거든요.
하나도 안 힘들어요.
너는 인생의 10년 뒤에
뭘 하고 싶은 비전은 있습니까?
20년 뒤에는 뭘 하고 싶은데요?
30년 뒤에는?
죽을 때는 어떻게 죽고 싶은데요?
그런 거 잘 생각하고
단순히 내가 돈을 많이 벌겠다.
행복하겠다.
예쁜 여자 친구 얻겠다.
멋진 남자 친구 얻겠다.
그런 식으로 1차원적으로 생각하면서 움직이면
금방 지쳐요.
지금의 너처럼.
뭘 할지 세상 속의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여러분 집안 속에서
나는 어떤 자리매김을 받아야 할지?
봐가면서 한 번 뭔가를 움직여봐요.
적어도 여기 오신 분은
떼부자 자녀 분은 별로 없을 거예요?
이건희 씨 아들딸이 여기와 있지는 않겠죠?
다들 평범한 부모님 만나서 가진 거라곤
또는 잘할 수 있는 거라곤
손으로 끄적거리는 게
이게 그나마 낫다 하는 분이 여기 왔을 거라고요.
그렇다면 굉장히 큰 기회예요.
가진 거 없는 우리로써는,
정말 이것만큼 쉬운 게 없다고요.
아니 정말로 쉽다는 건 아니고 다른 것에 비해서요.
여러분의 모든 문제점을 한 방에 해결할 순 없지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참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이거죠. 공부라는 건.
잘 생각하시고 열심히 움직이십시오.
강의가 조금 지루해지고 어려운 이야기만 나오면
졸리는 너란 말이지.
어우 아무것도 하지 마.
너 왜 여기 와 있니? 더운데.
환불은 오늘 까지란 말이야. 빨리 고민해.
진심이에요.
아이 그렇다고 오해 없이 들어요
그러는 너 바보다. 멍청이다.
이런 이야기 하는 거 아니에요.
진심으로 너 아껴서 하는 말이에요.
하겠다면 열심히 하시고요.
안 하겠다면 뭔가 더 열심히 할 것,
여러분의 정열과 모든 걸
다 뺏어갈 그걸 빨리 찾으라고요.
그게 여자 친구가 돼도 괜찮고
노래가 돼도 좋고 뭐가 돼도 좋으니까
빨리 그런 걸 찾아서
미치도록 움직이며 살라고요.
왜 그렇게 멍하게 삽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