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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28. 2022

같음과 다름

차이점을 찾아내는 일


  횡단보도 앞에 선다. 일렬로 늘어선 횡단보도의 줄이 반듯반듯해 보인다. 줄을 맞춰 서 있는듯 일직선으로 끝이 났으리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세세히보니 정확히 반듯한 모습은 아니었다. 조금씩 튀어나오기도 조금씩 들어가기도 했다. 그저 스쳐 지나가며 의례히 반듯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나 하나의 블록은 생각보다 더 울퉁불퉁하다. 멀리서 보았던 그 반듯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출근길 버스, 지하철도 어제와 똑같은 모습처럼 보인다. 마치 보도블럭의 선처럼 모두 일직선을 이룬듯 똑같은 모습 같지만 어제 온 버스와 같은 버스도 아니고 그 안에 탄 사람들도 어제와는 다른 사람들이다. 하루하루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지닌다.


  삶의 차이를 찾아내는 일, 그 일이 삶을 다르게 보여준다. 자꾸만 삶을 압축시키면 그저 탄생, 죽음이라는 두 단어로 귀결되고 만다. 그렇기에 죽음이라는 허무함에서 빠져나오려면 반복되는 하루에서 조금이라도 다른점을 찾아야 일상의 지루함이 작게나마 줄어든다.


  어제와는 다르게 회사로 향하는 방향은 맞지만 조금 돌아서 가는 버스를 타본다. 짧은 시간이라는 효율은 잃었지만 돌아서 가는 동안의 풍경과 앉아서 가는 여유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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