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의 나에게서
공부를 하려고 꺼낸 책에서 오래전 나의 일기를 보게 되었다. 책 마지막 페이지 흰색 종이에 퇴근길에 적은 일기였다.
그때는 대략 6년전으로 일이 많고 바쁜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 아침 7시에 시작한 일은 자정 무렵에 되어서야 끝났다. 17시간의 근무를 끝내고 지하철 막차를 타고 가는 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눈과 입, 모두 웃음을 잃은 채 냉랭히 있었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나의 얼굴이 그렇게 보였다. 그런 나에게 눈과 입, 그 둘 중 하나라도 웃어보자고 했다.
문득 불평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기에 행복을 찾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현재에 더 집중할까? 어떻게 하면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러다 스티븐 호킹의 한 마디를 찾았다.
“불평은 아무 쓸모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에요.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언제나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이 블랙홀보다 나쁜 블랙홀은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어려움이 가득했던 일기를 덮고, 출근을 위해 사무실을 향하며 버스 정류장 앞에 섰다.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꽃을 보며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보았던 책 광고 문구가 생각났다.
지금이란 시간은 꽃을 보며 지나가든 그저 흘려 보내든 바뀌지 않았다. 근심과 걱정에 쌓여 지금 현재를 놓치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잊고 있었다. 바빴던 과거에도, 걱정이 많은 지금도, 나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버스가 오는 사이 꽃이 피어 있는 동안이라도 꽃의 아름다움을 떠올려 보자고 생각하다.